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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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집권당 반란… 커지는 '노딜 브렉시트' [뉴스분석]

하원, 합의안 압도적 부결/贊 202 <反 432… 230표차 패배 동당, 정부 불신임안 제출 부, 韓·英 fta 추진… 대응나서< m>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마련한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합의안이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비준투표에서 230표의 압도적 차이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오는 3월29일 아무런 충격완화 장치 없이 영국이 EU를 자동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로에 선 메이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5일 런던 하원에서 영·유럽연합(EU)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합의안이 압도적 표차로 부결된 직후 연설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정부 불신임에 대한 의회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다.
런던=AFP연합뉴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의원 634명이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테리사 메이 행정부와 EU가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대해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이 202표, 반대는 432표였다. 정부 제출안이 200표가 넘는 차이로 의회에서 좌절된 것은 영국 의정 사상 처음이다.

기로에 선 메이 총리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런던 하원에서 정부 불신임안에 대한 표결에 앞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이 행정부의 ‘역사적 참패’는 집권 보수당의 반란표에서 비롯됐다. 보수당에서 합의안 찬성은 196표가 나왔지만, 반대표를 던진 의원도 118명이나 됐다. 반면 부결에 248표를 몰아준 노동당에서는 이탈표가 3표에 그쳤다. 스코틀랜드국민당(35표)과 자유민주당(11표), 민주연합당(10표) 등은 모두 반대표를 찍었다.

메이 총리는 비준투표 부결 직후 “의회가 이번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투표 결과는 의회가 무엇을 지지하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날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불신임안 표결은 16일 오후 7시(한국시간 17일 오전 4시)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새로운 내각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면 영국은 ‘조기총선’에 돌입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3개회일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대안(플랜 B)을 제시해야 한다. EU와의 재협상, EU에서 탈퇴해도 EU 단일시장에는 잔류하는 노르웨이 모델 수용, 브렉시트 여부를 다시 묻는 제2차 국민투표 등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투표 결과 영국이 무질서하게 EU에서 철수할 위험이 커졌다”면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키로 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30∼31일 런던에서 양국 국장급 무역작업반을 열어 양국 FTA 체결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유태영·우상규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