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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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쓰나미 이재민 집단 식중독…"구호용 도시락 탓"

규모 7.5의 지진과 쓰나미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팔루 지역에서 이재민들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켜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1일 트리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 팔루시 외곽 티포 지역과 카보느라 클루라난 지역의 임시 대피소에서 주민 40여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같은 날 낮 구호품으로 전달된 도시락을 먹고 구토와 메스꺼움, 현기증 등을 겪다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환자들은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였다.

다행히 사망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부는 증상이 심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당국자는 "처음 보는 남성 두 명이 도시락 200여개가 든 비닐봉지를 전달한 뒤 곧장 자리를 떴다고 한다"면서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팔루와 주변 지역에선 작년 9월 28일 규모 7.5의 강진과 뒤이은 쓰나미로 최소 2천101명이 숨지고 1천373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로부터 거의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재민 상당수는 방수포로 지은 천막 등에서 노숙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지진의 영향으로 지표면이 물러지는 지반 액상화 현상 때문에 마을이 통째 땅에 삼켜진 지역에선 식수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지난 15일에는 지반 액상화 피해 지역인 팔루 시내 발라로아 지역 주민 수백명이 팔루 시청 앞에서 주거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재난 발생으로부터 이미 100일이 지났는데도 피해자들은 여전히 천막과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면서 "정부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중앙술라웨시 주정부 당국자는 "피해자들을 도우려 노력 중이지만 주정부 차원에서 짓기로 했던 이재민 주거용 건물 699채 중 완공된 건물이 210채에 불과하다"면서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선 외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