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영국 BBC방송은 이번 폭발 사고가 유류 절도에 대한 정부의 대규모 단속이 이뤄지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신임 대통령이 유류 절도에 대한 대책으로 ‘주요 송유관 폐쇄’ 조치를 시행한 뒤 연료가 부족해지자 시민들이 문제의 송유관으로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중부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 지역을 지나는 송유관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군인들이 사고 현장 주변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기름 도둑들이 석유를 훔쳐가려고 구멍을 뚫어놓은 틀라우엘릴판의 송유관에서 전날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최소 8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
이에 지난해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유류 절도를 엄중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불법적인 유류 절도로부터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을 때까지 주요 송유관을 폐쇄한다는 새로운 정책을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나 송유관 폐쇄 이후 트럭으로 유류가 운송되기 시작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페멕스는 멕시코에서 석유 부족 현상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유류 운반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멕시코에서 석유를 얻기 위해 주유소에 길게 늘어선 자동차 행렬. |
공급 문제 발생으로 일부 주에서는 이번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기도 했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중들은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폭 넓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폭발 사고 발생 후 애도를 표하면서도 “유류 절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멕스도 보도자료를 통해 “매우 마음이 아프지만, 우리는 유류 절도를 종식시키기 위한 계획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