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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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동물원 마스코트 ‘코돌이’ 지병으로 폐사

전북 전주동물원의 상징이자 지난 14년간 관람객들의 친근한 벗이었던 코끼리 ‘코돌이(28살)’가 지병으로 폐사했다.

21일 전주동물원에 따르면 코돌이가 최근 힘없이 쓰러지는 증상을 보여 항생제와 영양제 등을 투여했지만, 결국 일어나지 못한 채 전날 낮 12시9분쯤 숨을 거뒀다.

전주동물원 코끼리. 연합뉴스
코돌이는 1990년 베트남 태생의 수컷 아시아 코끼리로 대전동물원을 거쳐 15살이 되던 2004년 6월 전주동물원으로 이사했다. 코돌이보다 4년 먼저 전주동물원에 보금자리를 튼 코끼리 암수 한 쌍 중 수컷이 2개월여 만에 죽는 바람에 독수공방을 하던 암컷 코끼리 ‘코순이(당시 9살)’를 위한 전주동물원 측의 배려였다.

이후 코순이와 단짝을 이룬 코돌이는 몸무게가 5t이 넘는 커다란 덩치에 코로 물을 빨아들인 뒤 뿜어대는 재롱으로 어린이 등 관람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동물원 측은 2세 출생을 기대했으나, 아직까지 소식은 없었다.

이러던 코돌이가 몸을 좌우로 흔들어 대는 행동을 반복하고 머리로 동물원 사육장 벽 등을 고의로 부딪히는 이상 증세를 보이다 바닥에 쓰러진 것은 2011년 3월부터. 동물원 측은 당시 25t 크레인을 동원해 코돌이를 일으켜 세워 별 이상이 없는 듯 했으나, 앞발에서 질환이 발생해 쓰러지는 증상이 반복 관찰됐다.

전주동물원 측은 2015년 해외 전문가를 초청해 코끼리에 대해 합동 진료를 한 뒤 환경 개선을 위해 방사장 바닥 콘크리트 대신 황토와 모래를 깔고 그늘막과 온수시설을 설치했다. 지난해도 해외 전문가를 불러 재차 합동 진료를 한 결과 3년 이상 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전주동물원은 코돌이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전날 전북대 수의과대학 임채웅·김범석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검을 실시했고, 앞발 염증과 발바닥 손상으로 폐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코돌이에 대한 정확한 폐사 원인을 알 수 있는 부검 결과는 한 달 뒤쯤 나올 예정이다.

한편 초원에서 자유롭게 사는 코끼리의 평균 수명은 60년이지만, 보통 동물원 우리에 갇히면 30~4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끼리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거래가 엄격히 제한된 멸종위기 동물이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