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잡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덮칠 때면 제기되는 인공강우 효과의 진위를 따지기 위한 실험이 25일 진행된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오전 서해 중부 먼바다에서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올해 인공강우 실험을 15회 진행할 예정인데 이달들어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자 미세먼지 분석을 곁들이기로 최근 결정했다.
오는 25일 인공강우 실험에 쓰일 기상청 기상항공기. |
연소탄에 든 요오드화은(총 3.6㎏)은 구름 속 물방울에 달라붙어 얼음 입자로 성장한다. 이 입자가 충분히 커지면 비나 눈이 돼 내린다.
그러나 구름에 요오드화은을 뿌린다고 마른하늘에 갑자기 세찬 비가 쏟아지는 건 아니다. 현재 기술로는 시간당 강수량을 0.1∼1㎜ 늘리는 게 고작이다.
인공강우를 만들기 위한 연소탄을 살포하는 장면. |
중국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그간 수차례 인공강우 실험을 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한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주상원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지난해 11월 중국 기상청 기상조절센터에 직접 방문도 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자료를 분석해 알려달라고 했지만 아직 대답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태국 공군 수송기 BT-67 한 대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수도 방콕 상공에서 인공강우를 살포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이번 실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술을 축적할 수 있고 인공강우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에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실험에 드는 추가 비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 원장은 “기상항공기 연간 운영비(19억원)와 연소탄 24발(720만원)은 항공기 연간 운영 계획에 처음부터 책정돼있던 예산”이라며 “추가로 드는 돈은 미세먼지 관측장비를 선박에 싣는 운송비 정도”라고 말했다.
전날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세종청사 인근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간부들에게) 엉뚱한 것이라도 좋으니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자고 주문했다”며 “법이 뒷받침돼야 한다면 지원법 제정을 위해 나설 것이고, 많은 돈이 들면 (국회에) 요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국장(대기환경정책관)에게는 미세먼지 저감에 최대한 역점을 두고 직을 걸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