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폐업으로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주민들이 폐업을 반대하며 계속 운영해줄 것을 호소하지만 호소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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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에 단 하나뿐인 마트가 폐업을 선언하자 한 노인이 장바구니 대신 배낭에다 많은 물건을 챙겨 나오고 있다. 사진= 마이니치신문 |
지난 20일 일본 교토 교탄교시의 작은 마을에서 35년간 영업을 해온 소형 마트가 폐점했다.
마을 주민들은 폐업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서명 활동을 펼치며 마트 측에 영업을 요구했지만 폐업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주민들은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상점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시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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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 난민’은 물건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사진= 아사히신문 |
마트가 폐업한 마을은 ‘긴키’(혼슈 중앙 서쪽 지방. 오사카, 교토 등이 해당)지방에서도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이 마을은 급격한 인구유출로 기존 생활 수준과 생활방식을 유지하기 힘들 만큼 ‘과소(過疎)’상태와 고령화가 심화한 곳이다.
지역연합에 따르면 마을 인구는 총 593가구 1703명인데 다수가 노인세대다.
또 오지에 위치해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인근 상점까지 차로 약 20분이 걸리고, 급커브가 많은 해안도로가 많아 배송도 불편한 편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에도 예전에는 지금과 달랐다. 인구는 적었지만 젊은 세대가 마을을 지탱해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마을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직장·자녀교육 등을 위해 떠나면서 마을에는 이들의 부모와 노인세대만 남게 됐다. 저출산·고령화에 인구 유출이 더해지면서 마을의 유일한 상점의 매출도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시에서 대안으로 출점을 타진했던 기업 측은 ‘인구 3000명 이하이고 수익성이 나빠 출점 조건에 해당하지않는다’며 거절 의사를 전했다.
◆주민들 다수가 노인…“상점 없으면 생필품 구매도 힘든 상황”
마트 폐업 하루 전. 비가 세차게 내리는 데도 마트 안은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한 주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주민들까지 차를 타고 와 한적한 시골 마을에 때아닌 주차난도 연출됐다.
장바구니 대신 배낭을 메고 상점을 찾은 84세 노인은 “마을에 단 하나뿐인 상점이 문을 닫아 걱정된다”며 “운전도 못 하고 아들은 타지서 산다. 앞으로 (쇼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상점 인근에 사는 85세 노인은 “아직은 운전할 수 있어서 시내 중심가로 쇼핑할 수있지만 나이가 더 늘면 운전할 수 없게 된다. 그때는 정말 곤란하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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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필품 등을 실은 트럭이 마을을 찾는 모습은 일본 지방 소도시에서 흔한 풍경이다. 사진= 아사히신문 |
이에 시는 주민들 요구에 ‘사회 지원 지도’를 시작했다. 지역 배달 도시락 업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시락 △식료품 △생필품 등을 들여오기로 했다. 그러나 3개월 단기에 그쳐 쇼핑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마을 연합회 회장은 “쇼핑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이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 소도시에서 발생하는일”이라며 “마을 주민들의 요구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인구감소, 고령화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점의 퍠업은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임시방편으로 마을을 운행하는 차량 등으로 물건을 들여오지만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가 근본적 원인임을 누구나 알지만 이러한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다”며 “저출산·고령화에 과소 현상이 겹치면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이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확산해 시골 마을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더 빠른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