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매체 디스패치가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버닝썬’의 임직원이 나눈 단체 채팅방 속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3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버닝썬은 여러 명의 MD를 두고 있다. MD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의 약자인데, 디스패치는 버닝썬의 전·현직 MD를 만나 이들이 손님을 끌어들이는 수법에 대해 자세하게 보도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클럽 수익은 이사와 MD의 영업실적에 달려있는데, MD는 여자 손님을 부르면 1명당 2000~5000원씩을 클럽에서 받는다. 남자 손님은 술값의 15~20%를 챙긴다는 게 디스패치 측 전언이다.
이 때문에 픽업(부킹) 담당 이사 또는 MD가 ‘물게’(클럽 운영진이 사용하는 은어·‘물 좋은 여성 게스트’의 줄임말)를 VIP룸 고객에게 데려가 돈을 번다. 이곳에서 암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행 등이 이뤄졌다는 게 디스패치 측 주장이다.
디스패치가 제보받은 버닝썬 운영진의 대화를 재구성한 결과 ‘ㄱㅂㅇ’(골뱅이·술에 취한 여성을 뜻하는 은어), ‘미자’(미성년자), ‘입밴’(입장 밴찌), ‘하이패스’(주민등록증 검사 없이 입장시키는 것), ‘홈런’(룸 안에 만취한 여성을 데려다 주는 것) 등의 은어가 등장한다.
디스패치는 VIP룸(유리룸)에서 일어난 성관계 영상도 확인했다. 클럽 관계자들끼리 몰래 찍고 돌려봤다고 전했다.
디스패치는 아울러 버닝썬 내부 조직도도 공개했다. 모든 직원은 그룹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를 대표로 불렀다. 버닝썬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승리는 사내이사, 그 어머니 강씨는 감사로 등재돼 있다. 버닝썬이 위치한 르메르디앙 호텔의 이사이기도 한 이성현 대표이사를 빼고 모두 승리의 지인이라는 게 디스패치 측 설명이다.
디스패치 측에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버닝썬은 지난해 미성년자 출입 신고를 받고 인근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이 출동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클럽 고위 간부가 나와서 경찰을 상대해 경쟁 업소에서 허위 신고를 한 것 같다고 했다”며 “철저하게 주민등록증 검사를 했다며 경찰을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디스패치에 “성폭력이나 약물은 손님 책임으로 몰면 된다”며 ”하지만 미성년자 출입은 무조건 클럽 책임인 만큼 경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도 미성년자 신고 때문”이라고 전했다.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11월24일 이곳에서 발생한 김모(29)씨와 클럽 직원 간 폭행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버닝썬은 지난달 29일 이성현 및 이문호 대표이사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클럽 직원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 고객의 민원을 전달받아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클럽 직원이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운영진을 대표해 전심 어린 사죄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사건과 관련된 클럽의 관련자에 대하여는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징계 및 퇴사조치를 진행했고, 클럽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안전, 보안 관련 매뉴얼 개선 등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