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한국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다른 얘기는 한 번도 안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말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려고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주한미군 주둔 비용 문제를 들어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언젠가는(얘기할지도 모르겠다)”이라고 말한 뒤 “내 말은 누가 알겠느냐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면서 “한국에는 4만 명의 미군이 있는데 그것은 비용이 아주 많이 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병력이 2만 8500명가량이나 그 숫자를 잘못 말했다고 WSJ이 지적했다.
WSJ는 “안보 전문가들은 전략적인 중요성과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주둔 지지 입장으로 인해 주한미군을 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주한미군이 수십 년 동안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에 병력 감축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칼 프리드호프 시카고국제문제위원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있고, 북한이 북핵 담판에서 중대한 양보를 하면 미국이 진지하게 주한미군 감축을 협상 카드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내렸고, 이것은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 미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 “그런 거래를 제안하는 어떤 외교적 논의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고, 그것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