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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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한덕 빈소 찾은 이국종 교수 "15년 동안 응급의료 분야 위해 헌신"


이국종(사진 오른쪽)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교수가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고(故) 윤한덕(〃왼쪽)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그는 "응급의료 분야를 정착하기 위해 15년 동안 헌신하며 많은 무리를 한 사람"이라고 고인을 기억하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윤 센터장의 빈소를 찾은 이 교수와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앵커가 "과로가 사망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는 모두에게 윤 센터장의 비보가 남일 같지 않게 다가올 것 같은데"라고 질문하자 이 교수는 "윤한덕 센터장 같은 경우는 15년 이상 응급의료 분야를 정착시키려고 무리를 많이 하셨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께 호의적이지는 않았다고 했는데 왜 그러셨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중앙 부처에 계신 분들은 저 같은 민원인들을 하루에 많게는 스무 명까지 만나니까 그 이야기를 다 들어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어떤 것들을 서로 도울 수 있는지, 한국 의료계, 특히 응급 외상 체계에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서로 돕게 되면서 일을 많이 하게 된 사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제가 윤한덕 선생님께 부탁을 많이 하고 그분은 도와주시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응급환자 전용 헬기(닥터헬기) 도입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윤한덕 선생님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굉장히 잘 알고 계신 분"이라며 "선진 외국에서 어떻게 하는 지를 파악해서 일본이 실제 운영하는 모델을 공부해서 적용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생전 윤 센터장은 닥터헬기와 권역외상센터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계의 선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국가 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 추진 등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손봤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9월 출간한 자신의 저서 '골든아워'에서 ‘윤한덕’으로 한 챕터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윤 센터장을 '냉소적이면서 진정성 있는 인물'로 평가했다.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을 외상센터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온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종종 목격했다고 밝혔다. 당시 윤 센터장이 이 교수의 주장을 냉소적으로 평가하며 조목조목 비꼬았음에도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외상센터의 그림을 함께 그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09년 가을 외상센터 관련 심포지엄에서 만난 윤 센터장의 모습을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생각 이외에는 어떤 다른 것도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2016년 초 전국 중증외상센터 병원장 및 센터장들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과 중증외상센터는 중증외상센터의 의료진과 장비 사용의 비효율성에 함께 공감했다고도 전했다.


앞서 윤 센터장은 설 연휴 전 1주일가량 귀가하지 않고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운영현황과 비상 연락망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절을 맞아 교외 교통량이 평소보다 증가하며 대형 교통사고가 평소보다 급증하는 만큼 전국 응급실 532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의 병상을 관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쯤 집무실에서 가족과 관계자들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에서는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라는 소견이 나왔다.

윤 센터장의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5호에 마련됐다. 발인 및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에 엄수된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JTBC'뉴스룸'·연합뉴스·SBS'모닝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