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 차 출정식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말부터 2020년 대통령 선거전에 돌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정치적 유산을 남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려고 잔뜩 벼르고 있다. 미국의 AP 통신은 9일(현지시간) “집권 3년 차 트럼프가 오리지널에 필적하는 극적인 속편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속편 하노이 드라마에서 오리지널 싱가포르 편을 압도하는 드라마틱한 반전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리얼리티 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에 중대 뉴스 발표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히 이례적으로 정 실장이 백악관에서 내외신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계획을 발표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후에 회담 장소와 날짜 등을 놓고 북한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했고, 북한 측이 태도 변화를 보이자 다시 이를 추진하는 등 롤러코스터 쇼를 보여주었다.
드라마의 가장 고전적인 플롯은 선과 악의 대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이번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이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must-see) 드라마가 돼야 하고, ‘선과 악의 대결’ 아이디어를 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이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은 2차 정상회담이 1차 회담처럼 드라마틱할 수가 없고,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으나 트럼프가 국정연설에서 이 회담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이를 강행하도록 참모들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손자병법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Stephen King)은 트위터에 “김정은이 이미 트럼프를 간파했다”고 적었다. 킹은 김 위원장이 시공을 초월한 전쟁론의 고전으로 꼽히는 손자병법을 마스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킹은 “이 병법서의 저자 손무는 허약한 척하면서 적의 자만심을 자극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9일 킹의 이 트윗은 4000번 이상 리트윗됐고, 2만2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고 전했다. 킹의 트윗에는 “김정은이 트럼프를 바이올린처럼 연주하고 있다”는 댓글이 붙기도 했다고 타임이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