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달걀 재고를 인식해 알리면 사용자는 “A농장에서 나온 유기농 달걀 한 판 주문해줘”라고 답한다. 이후 다른 작업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주문한 상품이 그대로 집까지 배달된다. 굳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 과거 주문 이력 등을 분석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을 추천하고 그에 따라 주문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가전제품과 서비스가 고도화할 경우 이러한 생활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12일 GS리테일과 가정 IoT 기반의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이고 오프라인 매장을 혁신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용자가 가정에서 IoT 기반의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 가전을 통해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다. GS리테일은 제품 사용·구매 습관을 분석해 알맞은 제품을 추천하고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해당 상품을 배송한다.
스마트가전을 비롯한 스마트가정은 IoT 기술로 인해 바뀌는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다. 산업 분야에서의 파급효과는 훨씬 더 크다. 제조업에서는 스마트공장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IoT가 공정관리의 자동화를 더욱 촉진하고, 운송분야에서는 사람을 대신해 화물의 이동을 살필 수 있다. 이처럼 IoT는 4차 산업혁명 분야 중 성장 증가가 돋보이는 대표적인 분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발표한 ‘2018년 사물인터넷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IoT 매출액은 8조6082억원으로 전년도(7조2579억원)보다 18.6% 증가했다. 2015년부터 4년간 평균 22.6% 증가하는 추세다.
사업 분야별로는 △제품기기 3조6724억원(42.7%) △서비스 1조8592억원(21.6%) △네트워크 1조5420억원(17.9%) △플랫폼 1조5346억원(17.8%)의 순이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제조 분야가 5285억원(28.4%)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건설·시설물관리 및 안전·환경 분야(3368억원), 자동차·교통·항공·우주·조선 분야(2443억원)였고 스마트가정(1454억원)과 금융분야(1450억원)도 일정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IoT 관련 인력은 7만5077명으로 전년도보다 2026명이 늘었다. 올해에는 46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의 ‘세계 IoT 지출 전망’에 따르면 IoT 분야의 세계 지출은 지난해 6460억달러에서 올해 7450달러로 늘어난 뒤 2022년에는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가별 예상 지출액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 1940억달러와 1820억달러로 경합했고, 일본(654억달러)과 독일(355억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257억달러로 프랑스(256억달러)와 영국(255억달러) 등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