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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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슈퍼 로또' 1등 당첨자가 신분 노출 피한 묘수

 


자메이카에서 복권 1등에 당첨된 남성(사진)이 영화 '스크림'에 등장한 가면을 쓰고 나타나 당첨금 117만1424달러(약 13억1738만원)을 받아갔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자메이카에 사는 이 남성은 지난해 11월 좋은 꿈을 꾼 뒤 인근 복권 판매점에서 1600원짜리 슈퍼 로또를 샀다.

추첨 당일 그는 두눈을 의심했다. 자신이 찍은 번호와 당첨번호가 정확히 일치했던 것.

한순간에 1억5840만자메이카달러를 얻게 된 이 남성은 뛸 듯이 기뻐하며 "대박"을 외쳤다고 한다.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고 당첨금을 어떻게 수령해야 할지 고민했다.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 아무에게도 복권 1등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던 탓이다. 

범죄에 노출될까 두렵기도 했다. 자메이카는 살인 및 강력범죄 비율이 높아 로또 당첨자들은 신분 노출을 대부분 꺼린다고 한다.

90일 이내 당첨금을 수령해야 하지만 이 남성은 수령 방법에 대한 고민 때문에 시름시름 앓기까지 했다고 한다. 고심 끝에 그는 스크림에 등장하는 가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이 남성은 지난 6일 ‘스크림’ 변장을 하고 복권 수령 행사에 등장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크림’ 그 자체였다. 그는 자신을 'A. 캠프 벨'이라고 소개했을 뿐 본명 또한 밝히지 않았다.

변장을 한 이 남성은 행사에서 춤을 추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안 날 밤 화장실로 달려가 방방 뛰었다”며 “나는 조그만 사업을 하나 하고 있는데 당첨금으로 사업을 좀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멋진 집을 살 것”이라며 "돈은 내가 직접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메이카에서 복권 1등에 당첨된 뒤 변장하고 나타난 이는 이 남성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로또 1등에 당첨된 여성이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이모티콘 마스크'를 쓰고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사진=슈퍼 로또 공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