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3차 후보자 공개토론회’에 등장한 중기중앙회장 후보 5명은 저마다 최저임금 동결과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주장했다.
임기 4년, 26대 회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기호순)가 출마했다. 선거는 오는 28일 정회원인 조합장 560명이 참여하는 간선투표 형식으로 치러진다.
이날 후보들은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주휴수당 문제로 기업 운영이 어렵다며 최저임금 동결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1년 확대, 주휴수당 폐지 등을 촉구했다.
원재희 후보는 “한국의 최저시급이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국민소득 4만달러인 일본보다 높다”며 “올해까지 최저임금이 30% 오르게 되면 당기순이익 1억원 정도인 중소기업의 절반 정도는 적자로 돌아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광 후보도 “중소기업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최저임금은 동결하고 업종별·규모별로 차등적용돼야 한다”며 주휴수당도 주당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법은 악법’이란 규탄도 나왔다. 주대철 후보가 경기 활성화를 전제로 법 적용을 동결하고 인상 주기도 1년에서 2∼3년으로 바꾸는 한편 지역별 차등적용도 실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 문제도 “50인 이하 중소기업은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적용하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후보 역시 “뿌리산업의 경우 탄력근로제 6개월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독일과 일본처럼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한 후보는 플라스틱 공장 사례를 들며 “24시간 가동되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장은 330만 중소기업인의 대표하면서 최대주주로 있는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경제 5단체장 중 하나로 부총리급 의전을 받아 ‘중기 대통령’으로까지 불린다. 역대 회장 11명 중 6명이 국회의원을 지낸 만큼 정치권 입성의 디딤돌로도 여겨진다. 특히 현 정부가 중소기업을 강조하면서 위상은 더 높아진 모습이다.
선거전이 진흙탕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를 위탁관리 중인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불법행위 4건을 적발해 2건은 검찰에 고발하고 2건은 경고 조치했다. 한 후보자 측근은 인터뷰 후 기자에게 현금 50만원과 시계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또 다른 후보자 측은 선거운동 기간 전인 작년 12월 자신의 지지율이 다른 후보보다 높은 것으로 꾸민 가짜 통계자료와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낸 혐의로 고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기순 중기중앙회장 선거관리위원장은 “네거티브, 금전 선거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