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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채용비리 만연… 정부·국회는 뒷짐 [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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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곳 전수조사 결과 / 2018년 고용세습 불거진 후에야 정부, 신규·정규직전환 전체 조사 / 국회 채용비리특위는 개점휴업 / 182건 적발 288명 수사·징계 / 피해자 구제 절차도 진행키로
‘정부는 늑장 전수조사, 국회는 논의 지지부진.’

채용비리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관행으로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지금까지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조성하거나 개선 장치를 도입하는 노력은 부족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에 나선 건 2년 전이 처음이다. 그마저도 신규채용만 들여다보며 비리 개입이 상대적으로 쉬운 계약 관계 전환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정부 합동조사가 이뤄진 건 2016년 강원랜드와 2018년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가 차례로 불거진 직후다. 공공부문 채용비리를 낱낱이 밝히겠다며 지난해 말 출범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위원회 구성 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 개점하자마자 휴업한 셈이다.
박은정(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 결과 및 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원랜드와 서울교통공사 외에도 수많은 공공기관에서 채용비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일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1205개 기관에서 182건의 채용비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2017년 특별점검 이후 실시한 신규채용과 최근 5년간(2014년 1월∼2018년 10월) 이뤄진 정규직 전환을 대상으로 했다. 기간제, 무기계약직, 정규직 등 계약 전환 과정까지 들여다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교통공사 등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는 곳은 이번 점검에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 신규채용 관련 비리는 158건, 정규직 전환 관련은 24건이었다. 전체 182건 중 16건은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는 부당청탁 등 비리 혐의가 짙은 36건에 대해서는 수사의뢰를, 채용 과정에서 중대 과실이나 착오가 있었던 146건은 관련 기관에 징계·문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수사의뢰 또는 징계·문책에 포함된 현직 임직원은 288명(임원 7명, 직원 281명)이었다. 이들에 대해서는 즉시 직무 정지 또는 업무 배제를 하고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해임할 방침이다. 부정합격자(잠정 13명)도 본인이 검찰에 기소되면 즉시 퇴출하기로 했다. 채용비리 피해자(잠정 55명)에 대한 구제 절차도 진행한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경우 최종 면접단계에서 피해를 봤다면 즉시 채용을, 필기 단계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면 그다음 단계인 면접을 볼 수 있게 하는 등 재응시 기회를 줄 계획이다.

`2019년도 9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의 원서 접수가 시작된 20일 서울 동작구 단꿈 공무원 학원 내 독서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구직자들의 채용기회를 앗아가는 반사회적 범죄이자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생활적폐”라며 “취업난에 허덕이는 수많은 청년들의 눈물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개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