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갑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21일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5·18관련 가짜뉴스는 신군부의 정치 공작이 그 뿌리로 보면된다"며 "신군부의 망령이 39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있다"고 말했다. 5·18가짜뉴스의 핵심은 북한군 개입이다.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 이전부터 북한의 남침설을 끊임없이 유포했다. 신군부는 남한의 혼란한 틈을 이용해 북한이 남침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북한의 남침설을 이용해 신군부의 집권 정당성을 확보한 셈이다.
전두환 신군부는 당시 미국 정부에도 거짓 정보를 흘렸다. 광주에서 시위대가 인민재판을 시행하고, 무장 투쟁 장기화를 위해 폭도 2천여명이 산악지대로 도주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간첩이 광주에 침투해 공작활동을 하고 있다는 등 북한의 남침 징후가 있다고 퍼뜨렸다.
미국 언론인 팀 셔록(67)이 입수한 미국 정부 문건을 보면 미국은 당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으며 전두환 신군부가 거짓 정보를 뿌린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오히려 미국 정부가 가장 염려한 것은 남한의 정치발전 와해나 북한의 남침 가능성이 아니라 '군부의 분열'이었다는 사실이 최근 공개된 미국 기밀문서에서 확인됐다.
지만원씨를 필두로 한 '가짜뉴스'는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신군부의 북한군 개입설을 그대로 가져왔다.
오히려 5·18시민군의 사진을 '광수'라고 칭하며 북한군으로 둔갑시키는 등 당시의 가짜뉴스를 확대·왜곡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
나 관장은 "이 소문 역시 신군부의 공작 세력이던 이른바 '편의대(사복을 입고 적지에서 몰래 활동하던 부대)'가 퍼트린 유언비어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나 관장은 "5·18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 층이 가짜뉴스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