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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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원해전신(遠害全身)

‘인사가 만사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 가운데 하나다. 전문성, 성실성, 도덕성을 갖춘 참모들이 보필을 잘해야 국가든 회사든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동서고금 역사에서 증명된 불변의 진리이다.

첨단 과학문명 시대에도 사람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계책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뤄지는 바는 하늘에 달려 있어서 강제로 할 수 없다(謀事在人 成事在天 不可强也)”라는 제갈공명의 탄식처럼, 주어진 운명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일단 도모를 해야만 성패가 있는 법이다. 어느 조직이건 사람을 잘 써야 함을 의미한다.

공직사회야 더 말할 나위가 없을 터이다. 물론 어느 사회 어느 조직엔들 쓸 만한 사람이 없을까. 사람을 알아보는 눈과 기르는 노력이 부족할 뿐이다. 사실 인재를 얻는다는 것은 비단 한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를 생각했을 때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묵자’는 강조했다. “뛰어난 인재를 잊고서 나라를 보존할 수 있었던 왕은 일찍이 없었다.”(緩賢忘士 而能以其國存者 未曾有也)

청와대가 조만간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때보다 철저한 인사 검증이 필요하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5대 배제원칙(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에 포함된 이들이 입각해 비판을 자초하곤 했다. 이번 기회에 “나쁜 사람을 내치는 데에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去邪勿疑)”는 서경의 가르침도 따랐으면 한다.

여하튼 대통령은 인재 발굴에 있어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정보망 내의 인재 중 반대편에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먼저 배제할 경우 인재풀이 한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충언’을 새겼으면 한다. 문 의장은 “이젠 코드 인사나 인연, 보상 측면의 인사는 끝나야 할 시기”라며 “실사구시 측면에서 전문가, 실력가를 써야 순서가 맞다”고 강조했다.

‘채근담’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잖은가. “혼자만 차지해선 안 되며 나눠주어야 그로써 재앙을 멀리하고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不宜獨任 分些與人 可以遠害全身)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遠害全身 : ‘(독식하지 않아야) 재앙을 멀리하고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는 뜻.

遠 멀 원, 害 해할 해, 全 온전 전, 身 몸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