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허창수 회장을 37대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허 회장은 2011년 취임 이후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전경련 회장 임기는 2년으로 허 회장은 2021년까지 전경련을 이끈다. 이번 임기를 마치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갖고 있는 최장수 전경련 회장 재임 기록(10년)과 같아진다. 허 회장은 2017년 총회에서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새로운 회장 후보가 나서지 않아 부득이하게 연임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연되자 재계의 의견을 수용해 연임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과거 정부와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해온 재계 대표 단체였지만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힘을 잃었다. 주요 회원사인 삼성, 현대차, SK, LG 등이 탈퇴하고 문재인정부의 주요 경제단체장 간담회 등에서 배제되고 있다.
허창수 회장(왼쪽), 강호갑 회장 |
허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전경련은 3대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재무제표를 공시하며 투명한 운영에도 만전을 기했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이 보시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 자리를 다시 맡겨주신 만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견련도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강호갑 회장의 10대 회장 선임을 의결했다. 이로써 2013년 첫 취임 이후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강 회장은 2022년 2월까지 9년간 중견련 수장을 맡게 됐다. 강 회장도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후임자가 마땅치 않았다. 애초 중견련 수석부회장이었던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이 후임자 물망에 올랐으나 지난해 9월 수석부회장직을 사퇴했다. 이 외에도 회장 후보로 여러 기업인들이 거론됐지만 경영 상황의 어려움 등을 들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중견기업이 존경받고 오랫동안 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 큰 축에 중견련이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기업들의 영근 결실이 산업생태계를 새롭게 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 몸을 불사르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28일 치러지는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회장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장은 330만 중소기업인을 대표하면서 최대주주로 있는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도 동행한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