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는 최근 역사학자 10인을 상대로 ‘3·1절 100주년 그 후’에 관해 의견을 물어봤다. 여전한 일제 잔재 청산과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 공간 마련은 물론 ‘역사적 사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역사교육의 방향 전환, 저평가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발굴 및 적절한 예우 등을 강조하는 학자가 많았다. 무엇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독립운동사가 상당한 만큼 단기적 성과가 기대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사료 발굴과 탄탄한 역사적 고증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연구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10인의 역사학자가 공통으로 꼽은 3·1절 100년 이후 주요 과제는 일제강점기 및 3·1운동의 의미에 관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었다. 단순히 ‘정답’만 암기하게 하지 말고 직접 토론학습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 역사유적지 탐방 활성화 지원 등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
|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3·1운동 100주년 구국투쟁` 집회를 열고 있다. |
![]() |
| 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
![]() |
|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시민들이 3.1운동 관련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대부분의 역사학자는 획일적인 잣대 때문에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운동가가 많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3·1운동 100년을 맞이한 ‘지금’이 역사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곧추세우는 작업을 하는 데는 적기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용창 민족문제연구소 박사는 “항일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각 지역에서 한글 교육 등 문화 활동을 지속하고 독립자금을 대면서, 단기투옥과 석방을 반복하느라 죽을 만큼 어렵게 살았던 독립운동가들이 너무나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발굴을) 양적으로만 늘릴 때가 아니라 여성독립운동가, 해외 활동가들에 대한 관심을 비롯한 질적으로도 새로운 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 발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독립유공자는 아니지만 일제강점기 혹독한 고초를 겪었던 민초들을 위한 ‘위로와 추모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
| 친일인명사전 |
무엇보다 일부 악랄한 친일인사들에 대한 ‘서훈 박탈’ 등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주문하는 역사학자들이 많았다. 더불어 보상금을 타내기 위해 거짓으로 공적을 꾸며낸 가짜 독립유공자들을 가려내야 100주년 3·1절이 민족 공동의 뜻깊은 기념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현행 ‘상훈법’상 친일행위는 서훈 박탈의 직접적 조건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또 “(독립의) 공이 명백한데 친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서훈을 박탈하는 게 비합리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게 현실이다.
![]() |
| 친일행위 인정으로 서훈 박탈된 `인촌 김성수` |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