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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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배구남매’ 정규리그 조기우승 축포 쏠까

흥국생명 6일 승점 1 따면 확정 / 대한항공 내일 ‘매직넘버’ 승점 2 / 2년 전 놓친 첫 통합우승 도전장 / 이재영·정지석 공격 선봉에 나서
인천에 나란히 터전을 잡고 있는 남녀 배구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실업과 프로를 거치면서 오랜 세월 한국 배구와 함께 해왔다. 다만 이들에게 영광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여자부 흥국생명은 2000년대 중반 김연경을 앞세워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내 다시 익숙했던 중하위권으로 돌아왔다. 남자부의 대한항공은 그나마의 전성기도 없이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 밀린 만년 3인자 자리를 전전했다. 그러나 두 팀은 2016~2017시즌 나란히 반전을 만들었다. 시즌 초반부터 전통 강호들을 압도하더니 정규리그 1위까지 차지한 것. 다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에 덜미를 잡히며 통합우승을 향한 ‘인천 남매’의 도전은 아쉽게 끝났다.
이재영(왼쪽), 정지석
이런 두 팀이 2년 만에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눈앞에 두며 또 한 번 통합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은 6일 도로공사와의 홈경기에서 승점 1점을, 대한항공은 7일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에서 승점 2를 따내면 나란히 1위를 조기 확정한다. 인천 계양체육관에 이틀 연속 우승축포가 울릴 수 있는 셈이다.

우승 조기 확정의 선봉장은 두 팀의 토종 에이스 이재영(23·흥국생명 )과 정지석(24·대한항공)이다. 2년 전에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재영은 올해 공격비중이 더 커져 리그 전체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수비와 리시브에서도 공헌도가 커 2016~2017시즌에 이어 또 한 번의 정규리그 MVP 수상까지 기대된다. 2년 전 정규리그 우승 당시 보조 공격수로 큰 공헌을 했던 정지석은 올 시즌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리그 2위에 해당하는 55.7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대한항공을 접전에 강한 팀으로 이끌고 있다.

이처럼 훌쩍 성장한 두 선수가 소속팀의 첫 번째 통합 우승도 이끌겠다는 각오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지난해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을 꺾고 구단 첫 우승을 달성했지만 통합우승은 해본 적이 없다. 흥국생명 역시 마지막 통합우승은 2006∼2007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명문구단 도약을 위해 두 팀에 통합우승은 너무나 절실하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만큼 두 에이스의 손끝도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직전 경기에서 대활약하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 9부 능선 위로 끌어올렸다. 이재영은 3-0으로 승리한 2일 KGC인삼공사전에서 21득점, 정지석은 3-1로 승리한 3일 한국전력전에서 16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다. 이런 인천남매의 남녀 에이스가 뜨거움을 끝까지 유지해 2년 전 놓쳤던 통합우승의 꿈을 이뤄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