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씨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세대 플랫폼인 유튜브 채널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옛 노래 장르인 트로트를 후배들이 어렵다고 기피해 이러다가 나중에는 일부분만 남아 연명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 지금 유행하는 매체로 남겨놓으면 훗날 좀 더 쉽게 옛 노래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35년 전 우리 가요계에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중앙대 약대 출신인 주씨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1984년 가요 메들리 테이프(음반)의 원조격인 '쌍쌍파티'를 내 놓았다.
신나는 리듬박스와 히트곡 모음에다 그의 감칠 맛 나는 노래솜씨로 '쌍쌍파티' 테이프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 를 계기로 메들리 음반이나 테이프가 본격 도입돼 가수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이 됐다.
또 이른바 ‘길보드 차트’(길거리 음반이나 테이트 판매량에 따른 순위)가 형성돼 한동안 현장 인기의 척도로 이용됐다.
◆ '비내리는 영동교'-'신사동 그 사람'으로 우뚝...2013년부터 옛 노래에 본격 관심
주씨는 쌍쌍파티로 빅히트를 쳤지만 노래를 부업 정도로 여기다가 1985년 '비내리는 영동교'를 내 놓으면서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비내리는 영동교로 그해 신인상을 석권했고 1988년 '신사동 그 사람'으로 10대 가수상을 받아 이미자를 잇는 '트로트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3년 tvn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OST로 인기를 모았던 백년설의 '대지의 항구(1941년 발표작)'를 부른 것을 계기로 옛 노래를 자신의 스타일로 부르기 시작했다.
쌍쌍파티가 예전 히트곡을 빠른 리듬으로 소화했다면 2013년 이후엔 자신의 색깔대로 옛노래를 불렀다. 이를 동영상 작품화 한 게 유튜브 채널 '주현미TV'다.
주씨는 "요즘 유튜브라는 매체로 해서 후배들도 그렇고 음악하는 사람들이 팬들이랑 소통하는 많이 봤다"며 "그런 동영상을 많이 보고 나도 이런 식으로 내가 하고 싶은 그런 노래들도 좀 해 보자, 특히 우리 옛노래를, 그러다가 시작했다"고 채널개국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옛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오리지널 선배님들이 불렀던 원곡 동영상이나 이런 자료들을 다 보고 가사 하나도 다시 체크를 해 보고 이렇게 해서 한 곡 한 곡 하고 있다"며 지금 한 40여개 된다고 소개했다.
주씨는 "1920년대, 30년대에는 황성옛터, 목포의 눈물. 그리고 또 고복수 선생님의 짝사랑 이런 노래들(울고 넘는 박달재를 거쳐서 50년대에 비 내리는 호남선, 이별의 부산 정거장, 60년대 마포종점 등을 불렀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저랑 보이스 컬러가 전혀 다른 한명숙 선배님이 부른 노래들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제 방식대로 해석을 해서 부른 게 저는 참 그것도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유튜브 채널을 잘 열었다고 나름 평가했다.
◆ 10대들도 들어와, 화장을 엄청 정성드려 열심히(그러니까 젊게 나와)
주씨는 이날 오전 현재 구독자가 1만8000여명이 넘어섰고 구독자들 중에는 10대 20대도 제법된다면서 "댓글들을 유심히 보는데 어린 학생들이 그걸 공감하고 한다는 건 정서는 어쩌면 타고나는 걸까? 그런 생각도 해 본다"고 했다.
진행자가 ‘채널에 들어가 동영상 보는데 더 젊어지셔서 놀랐다’고 하자 그는 "화장을 제가 엄청 정성을 들여서 해요. 왜냐하면 이거 기록으로 남겨야 되니까"라며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그런 생각도 했으며 앞으로 10년은 이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유튜브 캡처· 세계일보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