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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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논란' 강간 마약 '물뽕' 피해자, 'VIP룸 성폭행 동영상' 전 직원 증언 공개돼…

 

JTBC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최근 버닝썬은 한 때 이 클럽의 사내이사를 맡았던 빅뱅 멤버 승리의 성접대 관련 의혹부터, 폭행, 경찰 유착, 마약, 성폭력 범죄 각종 의혹의 중심지가 됐다. 이날 방송은 특히 '물뽕(GHB)’이라 불리는 데이트 강간 약물 여성 성범죄 피해자와 최근 논란이 됐던 '성폭행 동영상' 관계인들과의 인터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버닝썬 사태에서 특히 집중포화를 맞은건 ‘물뽕(GHB)’이라 불리는 강간 약물이었다. 물뽕은 물에 타서 먹는 히로뽕으로 중추신경억제제다. 레이디 킬러(lady killer), 데이트 강간 약물(date rape drug)이라고 불린다. 물뽕을 먹으면 10~15분 이내에 기분이 좋아지고 취한 듯한 상태로 유엔마약위원회가 마약류로 지정한 약물이다. 

 

지난해 12월 버닝썬에서 ‘물뽕’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 A씨는 이 방송에서 "술을 잘 마시는 편인데 남자 한 명이 건넨 위스키 한 잔을 마셨는데 이상했다"며 "함께 간 동생에게 ‘오늘 좀 이상하다’고 했다. 근데 눈을 떠보니 호텔 침대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신이 들었을 때는 침대에 앉아있었고 ‘이게 무슨 상황이지’라는 생각도 안 들었던 것 같다"며 "태국 남성과 둘이 있었다. 성폭행 시도를 하는 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태국 남성은 처벌되지 않았다. 성폭행을 피해를 주장한 A씨가 '기억을 잃었다'면서도 멀쩡하게 걸어서 남성과 호텔방에 들어가는 모습이 CC(폐쇄회로)TV에 찍힌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A씨는 이후 약물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전직 마약 담당 검사였던 김희준 변호사는 이 같은 A씨의 진술에 대해 "몸을 가누지 못할 상태로 마비되는 건(물뽕이) 과도하게 투여 됐을 때"라며 "적절한 용량으로 투약 됐을 때는 본인만 기억을 못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변호사는 "히로뽕이나 대마는 통상적으로 소변에서 1주일, 모발에서 6개월까지 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물뽕은 12시간 이내 길어봐야 24시간 이내다"며 "현재 감정 기법 상으로는 검출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는 최근 버닝썬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돼 온라인에서 화재를 모았던 ‘버닝썬 성폭행 동영상'에 대한 관계자 인터뷰도 공개됐다. 문제의 영상 속 여성은 약물에 취한 듯 눈이 풀려 있는 여성이 변기 위에서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모습이 포함돼 '강간 약물 성범죄 의혹'을 확산 시켰다. 

 

제보자 클럽 관계자 B씨는 "동영상 속 남성이 VIP룸 단골"이라며 "그 룸은 고정적으로 5~6명이 잡았다. 2층 올라가면 힙합 존과 바로 옆에 그 (VIP)룸 하나밖에 없다"라고 VIP룸 위치를 설명했다. 

 

버닝썬 전직 직원 C씨 역시 "VIP룸은 진짜 은밀한 룸"이라며 "그곳에 가드를 배치한 이유는 일반 손님이 못 들어가게끔 하기 위해서다. 가드는 안에서 피 터져서 싸우거나 성폭행을 하든 관심 없다. (가드는) 여자 비명이 나도 ‘비명이 나나 보다’하고 지켜보고 있고, 일반 손님이 못 들어가게 통제하는 역할만 했다"고 밝혔다.

 

동영상 촬영 및 유포 경위에 대해 버닝썬 운영진 측이 알고 있었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전직 클럽 MD 출신 D씨는 "지난해 말 해당 동영상이 떴다"며 "이 동영상은 매스컴에 뜨기 전부터 계속 돌았으며 클럽 다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D씨는 또한 "(클럽에선) 취한 여자 데리고 테이블에 올리라고 하는 게 있다"며 "일부의 일탈이긴 한데, 대표급 이상 업장 운영진 쪽에서는 절대 모를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버닝썬 의혹은 이 클럽의 손님이었던 김모씨(29)가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에서 집단폭행을 당했으며 자신이 가해자로 체포당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폭행과 욕설, 모욕과 조롱이 있었다고 온라인 사이트와 방송사에 제보를 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복수의 관계자 증언을 통해 클럽 내에서 마약투약이 이뤄지고 있으며 성폭력까지 자행되어 왔다는 주장도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1월30일 광역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해 클럽 내 성폭행, 신종마약의 일종인 속칭  '물뽕'(GHB),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 압수수색 및 관계자들 조사와 금융거래 기록 등을 제출 받아 사건으 조사중이다. 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나달 초쯤 이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내사에 착수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스포트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