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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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북·미 회담 후 신형 핵 전략자산으로 '핵 억제력' 대폭 강화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신형 핵무기 탑재 전략 자산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핵 억제력을 대폭 강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 1일∼2020년 9월 30일)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5% 늘려 7500억 달러로 증액하고, 특히 미 공군에 1660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핵무기 탑재 신형 전략 폭격기 개발 등 전략 자산 현대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11일(현지시간) “내년 회계연도 미 공군 예산은 전년도보다 6%가 늘었고, 이 예산의 일부를 미국의 핵 억제력을 개선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라고 두 명의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FP는 “미 공군의 예산 집행 계획안에는 핵무기 탑재 전략 폭격기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지상 또는 공중 발사 미사일의 연구 및 개발하는 비용이 들어 있다”면서 “공군이 올해에도 의회에 관련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16.4%가 늘어난 354억 달러를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FP는 “미 공군은 이 예산을 승인받으면 노스럽 그루만사 제작 ‘B-21 레이더’ 신형 핵 탑재 스텔스 폭격기 개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 II 교체, 전략 폭격기 B-52에 장착되는 공중 발사 신형 핵 탑재 크루즈 미사일 개발 등에 이 자금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 모든 무기는 현재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전문지는 또 “이 예산의 일부가 전투기와 전폭기 조종사를 위한 훈련용 항공기 제작에도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미 공군은 당초 계획안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F-15X로 불리는 신형 F-15 전투기를 2020 회계연도부터 구매하기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올해 F-15 전투기 8대를 구매하는 것을 포함해 향후 5년간 총 8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FP는 “미 해군의 핵 추진 잠수함 개발 등 미 국방부의 거대한 핵무기 현대화 계획은 지난 몇 년 동안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공군의 핵무기 탑재 크루즈 미사일이나 신형 지상 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은 비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 전략 폭격기로 구성된 ‘핵 3원 체제’ 속에서 지상 배치 미사일이 억제력에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최근 비판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