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 이후 39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전두환씨에 대해 “연쇄살인마인 유영철이나 강호순과 같다”고 표현했다.
표 의원은 지난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히틀러, 스탈린, 일본 제국주의 학살자들 그리고 전두환, 유영철, 강호순. 잔인함과 함께 비겁함, 용기없음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죠”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표 의원은 “이들과 달리 생명을 존중하고 살인하지 않으며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진정한 용기 갖춘 시민 여러분을 존경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영화 ‘26년’에 사용됐던 가수 이승환의 노래 ‘꽃’의 뮤직비디오를 공유했다.
강호순은 2006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은 연쇄살인범이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20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연쇄살인범이다.
전씨는 이날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사자 명예훼손은 죽은 자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적시해 죽은 자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걸리는 죄다.
이에 전씨는 1997년 4월 내란목적살인 등 13가지 혐의로 대법원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지 23년 만에, 1980년 5‧18민주화운동 이후 39년 만에 광주를 방문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재판의 쟁점은 ▲전씨가 회고록에 기재한 내용이 허위사실인지▲회고록 작성 당시에도 허위사실임을 알았는지 등에 집중됐다.
전씨는 법정에서 “과거 국가 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회고록을 쓴 것이며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된 것도 아니다”라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5‧18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헬기 사격도 부인했다.
법정에선 헤드셋을 쓰며 고령과 알츠하이머 발병을 알아달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 진술거부권을 받기도 했다.
앞서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인 ‘전두환 회고록(자작나무숲·사진)’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으로 표현했다.
조 신부는 생전 “5·18 사건 당시였던 5월 21일 오후 2시쯤 광주 도청쪽에서 사직공원쪽으로 이동하는 헬기에서 기관총 소리와 함께 불빛을 봤다”고 증언했는데 이를 정면 부정한 것이다. 또한 전씨는 이 책에서 1997년 4월 자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부정했고 5·18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책이 출간되기 3개월 앞선 2017년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헬기 사격이 사실이었다는 감정서를 내놓았다. 또한 이 사실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전씨가 ‘헬기사격’의 책 출판 당시 진위여부를 정말 몰랐느냐는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전씨는 결국 조 신부에 대한 ‘헬기사격’에 대한 허위 사실 기재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아 그해 4월27일 5·18 기념 재단과 유가족 등에 의해 고소됐다. 당시 이들이 별도로 제출한 ‘전두환 회고록’ 가처분 신청서는 그해 8월 광주지법이 받아들임에 따라 출판 및 배포가 금지됐다.
사자 명예훼손에 대해서 검찰은 관련 수사 및 공판 기록과 참고인 진술 등을 조사한 결과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전씩 회고록에 허위 내용을 적시,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고 전씨를 기소 의견으로 재판에 넘겼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채널A‘외부자들’, 연합뉴스, 표창원 페이스북, 출판사 자작나무숲, MBC‘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