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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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박소연 경찰 조사… “일부 동물 안락사 불가피”

무분별한 구조 동물 안락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1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경찰서에 도착한 박 대표는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불가피하다”며 “병들고 어려운 동물들을 안락사했고, 고통 없이 인도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법 위반과 사기, 횡령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1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한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박 대표는 이어 “후원금을 얻기 위해 회원들을 기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을 결단코 말씀드린다”며 “일부 불가피한 동물들의 안락사는 병들고 양육이 어려운 동물에 한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을 묻는 질문에는 “결단코, 맹세코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대표는 보호소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구조한 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에겐 안락사 사실을 숨긴 채 후원금을 모으고, 후원금을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앞서 케어의 한 내부고발자는 ‘박 대표의 지시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케어 보호소에서 동물 250여마리가 안락사됐다’고 폭로했다.

 

다른 동물보호 단체들은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업무상 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취지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검찰은 사건을 종로경찰서가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등도 경찰에 박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한동안 고소·고발이 이어졌다.

 

이날 박 대표가 경찰에 출석하기 약 30분 전 종로경찰서 앞에서는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권단체 MOVE 등 8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이 박 대표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끔찍한 환경에 처한 개들을 구조해 보호·입양하고 일부는 부득이하게 안락사하는 게 인도적”이라며 박 대표를 두둔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