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로 옮겨붙었다. 황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5·18 폄훼’ 발언을 한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를 미루고 있어 연일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바른미래당은 2013년 사건 발생 당시 김 전 차관의 당시 직속 상관이었던 황 대표가 해당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해식 대변인은 15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당시 직속 상관이었던 황 대표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몰랐을 리 없다”면서 “황 대표의 역할 유무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당시 박근혜 정권 하에서 대형 사건이나 주요 인물과 관련된 수사는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것이 관행”이라며 “김 전 차관의 임명 과정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까지도 이미 제기된 만큼 황 대표의 역할 유무도 밝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검찰은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한 얼굴을 두고 ‘영상 속 인물들을 특정할 수 없다’면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당시 경찰에서는 ‘누가 봐도 김 전 차관’이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기소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핵심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부실수사를 했는지, 그랬다면 어느 선까지 영향력이 행사됐는지다”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전 차관이 ‘성접대 의혹’에도 차관으로 임명 되었고, 동영상 증거에도 ‘무혐의’로 처분을 받았다”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는 자유로운가”라며 개입 의혹 을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3·15 의거 59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황 대표는 국립 3·15 민주묘지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들어서 임명됐고, 임명된 뒤 의혹 제기가 있었다”며 “그리고 본인이 사퇴했다. 그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한편 황 대표는 ‘5·18 폄훼’ 논란에 연루된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4·3 보궐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일 비판을 받고 있다. 취임 이후 ‘애매한 화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황 대표가 민주당 등의 쏟아지는 공세를 어떻게 돌파할 지 관심이 모이는 대목이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