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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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입건에 추가 의혹…몸집 더 불리는 '버닝썬 게이트'

비호 의혹 ‘경찰총장’ 입건… 승리 ‘성접대’ 유의미한 진술 확보 / 윤 총경, 승리 술집 사건 알아봐줘 / 靑 재직 때 승리와 골프 친 정황 / 버닝썬 마약 투약·유통 입건 40명 / 몰카 유포 정준영 구속영장 신청 / 檢, 사건 중앙지검 형사3부 배당 / 경찰 수사 지휘만 하기로 결정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승리(본명 이승현·29)·정준영(30)씨 등 연예인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와 버닝썬 직원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승리 등의 단체 카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경찰청장의 오기)으로 불리던 윤모 총경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입건했다. 마약 투약·유통 수사 등을 통해 지금까지 입건된 사람은 모두 40명에 달한다. 검찰도 이번 사건 수사를 배당하고 경찰의 수사지휘에 나섰다.

 

◆정준영 영장··· 무더기 입건에 추가 의혹도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씨와 버닝썬 직원 김모씨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승리 등과의 대화방에 불법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입건한 정씨를 전날 재소환해 밤샘 조사를 벌였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버닝썬 내에서의 마약 투약·유통 의혹과 관련해 이문호(29) 대표에 대한 영장도 신청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닝썬 수사에 착수한 이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총 40명을 입건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버닝썬에서는 14명이, 다른 클럽과 온라인 마약 투약·유통 등으로는 26명이 입건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된 이들 3명은 모두 버닝썬에서 MD(영업 직원)로 일한 이들이다.

 

경찰은 유착 의혹에 연루된 윤모 총경 등 3명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 윤 총경은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이던 2016년 7월 승리와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가 강남에 공동 설립한 술집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을 은밀히 알아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재직할 때 유 대표와 그의 부인 배우 박한별(35)씨와 함께 골프, 식사를 같이하고 승리와도 골프를 함께 친 정황도 드러났다.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29)씨는 한 방송에서윤 총경과 그의 부인과 함께 골프를 치고 이들에게 수십만원짜리 공연 티켓을 건넨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둘러싼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진술 내용은 수사상 밝힐 수 없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승리는 2015년 12월 유리홀딩스 유 대표, 직원과 나눈 카톡 대화 도중 외국인 투자자 접대를 위해 강남의 클럽 아레나에서 성 접대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최근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는 당시 아레나에서 열린 접대 행사에 참석한 여성 2명이 “성 접대 같은 것은 없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승리의 해외 원정 성매매와 도박 관련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사건 배당··· “당분간 경찰 수사지휘”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의뢰한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 등에 대해 직접 수사를 하는 대신 경찰의 수사지휘를 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에 배당했다고 이날 밝혔다. 중앙지검 형사3부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지휘하는 곳이다.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진 뒤로 검찰이 나서서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경찰서장급인 현직 총경이 승리 등 연예인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권익위가 경찰 대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최소한 경찰 유착 의혹은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로 검경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와중에 직접 수사에 나설 경우 수사 주체를 둘러싼 혼선은 물론 불필요한 오해와 충돌이 생길 우려가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대규모 수사인력을 투입해 열의를 보이는 만큼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지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김주영·정필재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