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속도 내는 버닝썬 수사…남은 쟁점은 ‘성 접대’·‘금품 수수’

‘버닝썬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지금까지 제기된 무수한 의혹들이 하나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은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를 인정한 가수 정준영(3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연예인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경찰총경’으로 불린 윤모(49) 총경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향후 경찰 수사에서 남은 주요 쟁점은 승리(이승현·29)의 ‘성 접대 의혹’과 경찰의 ‘금품 수수 여부’가 될 전망이다. 

 

◆경찰, 승리 의혹에 ‘의미 있는 진술’ 확보

 

19일 경찰은 최근 승리의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의미 있는 진술’에 대해 내용을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진술과 관련해 “해외 원정 성매매와 도박 관련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했다. 경찰이 확보한 ‘의미 있는 진술’의 내용과 관련자의 규모에 따라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의 향방이 드러날 전망이다. 

 

승리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있는 단체대화방에서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정준영은 전날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정준영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잘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적으로 영상 속 피해자들을 접촉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국민권익위원회가 검찰에 이첩한 단체대화방의 원본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 증거는 원본과의 동일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증거능력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경찰은 디지털포렌식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원본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총장’으로 불린 총경, 승리 등과 골프·식사

 

경찰 유착 의혹의 핵심은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 총경이나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을 무마해준 김모 경위가 사건을 청탁 받으면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다. 

 

경찰은 전날 윤 총경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 또 윤 총경의 계좌 거래와 통신 기록을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윤 총경은 2016년 7월 승리와 투자회사 대표 유모(34)씨가 함께 연 클럽 ‘몽키뮤지엄’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수사 상황을 귀띔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한 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파견됐다. 윤 총경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도 승리, 유씨 부부, 가수 최종훈 등과 골프를 함께 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의 골프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윤 총경의 부인 김모 경정도 소환 일정을 잡고 있다. 현재 김 경정은 말레이시아에서 주재관으로 근무 중이다. 김 경정은 최종훈으로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의 티켓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사진=세계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