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종명 MBC 앵커(사진)가 배우 고(故) 장자연 사건의 법정 증인이자 후배 배우 윤지오씨와 인터뷰를 하던 중 무리한 진행으로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생방송에서 직접 사과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왕 앵커는 오프닝 멘트에 앞서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그는 “저는 어제 뉴스데스크를 통해서 고 장자연의 동료 배우인 윤지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질문 가운데 ‘장씨 문건’에 등장하는 실명 공개에 대한 내용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출연자에 대한 배려 없이 무례하고 부적절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시청자의 비판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 시간을 빌어 윤지오씨와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고개숙였다.
전날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왕 앵커는 윤씨에게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적힌 인물의 실명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씨는 “그분들이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더는 증언자 내지는 목격자라는 신분이 아닌 피의자로서 명예훼손에 대해 배상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분들에게는 단 1원도 쓰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다.
하지만 왕 앵커는 계속 실명 공개를 종용했다.
윤씨는 계속되는 요구에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 줄 수 있느냐”며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단지 몇 분이고 그 이후 나는 살아가야 하는데, 살아가는 것조차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이는 검찰과 경찰이 밝혀내야 하는 부분이고, 공표해야 하는 것 맞다”며 “나는 일반 시민으로서, 증언자로서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거절했다.
방송 직후 뉴스데스크 시청자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왕 앵커의 진행방식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여러 시청자들은 현재 신변보호가 필요한 증인이 용기를 내 방송에 출연했음에도, 그런 윤씨에게 지나치게 무례했다며 왕 앵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공식로 사과하라는 요구와 함께 하차 촉구까지 빗발쳤다.
논란이 계속되자 윤씨도 직접 입장을 전했다.
그는 왕 앵커가 직접 전화를 통해 사과했다며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서 살아오셨던 앵커님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 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들께 우려심을 갖게 해드려서 죄송해요”라며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이뤄질 수 있었으면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이후 뉴스데스크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윤씨와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