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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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미친X" 욕설 후 주의받은 이명박 "입 가리고 했다" 변명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 왼쪽)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이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을 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온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미친X”라고 말해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들었다.

 

지난 27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자 그에게 욕설을 했다.

 

 

이 전 부회장은 “삼성이 다스 소송비를 대납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고, “당시 유력 대통령 후보의 요청이라 거절하기 어려웠고 이건희 회장에게 바로 보고해 승낙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소송비 대납이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이 전 부회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2시간이 넘는 증인심문이 끝나자마자 검찰은 “증인이 이야기할 때마다 피고인이 ‘미친X’라고 하는 것을 여러번 들었다”며 항의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증인의 증언이 듣기 거북할 수 있지만 절차상 증언 때 표현을 하면 증언에 방해가 된다”며 “(피고인을) 퇴정시킬 수도 있다”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알겠다”며 “증인에게 안 보이게 입을 가리고 했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본인 생각과 증인의 증언이) 안 맞거나 할 때는 대리인이 글로 적거나 작은 소리로 앞사람에 들리지 않도록 하라”고 재차 당부했고, 이 전 대통령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심문 과정에도 태도 문제로 재판부의 주의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욕설을 했다는 소식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에 “몰상식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품위 없고 몰상식한 전직 대통령이 재판정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다고 증인을 향해 ‘미친X’이라고 욕설을 하다 재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며 “그 이름 MB! 그가 불쌍한가? 국민이 불행한가”라고 글을 남겼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 KBS 방송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