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한 명이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펫코노미(펫+이코노미)'라는 신조어는 반려동물 관련 분야가 하나의 경제 카테고리로 분류될 만큼 성장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과거 애완동물이라는 명칭에서 '반려'동물이라는 명칭으로 바뀌게 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제 반려동물은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동물 정도가 아니라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다.
이에 반려동물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무엇이든 해 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 반려동물을 위한 소비에 망설임없이 지갑을 여는 주인들 덕분에 반려동물 전용 의류, 악세서리, 샴푸, 로션 등 제품들은 물론 미용실이나 스파 등 서비스 시장 역시 확대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펫보험 역시 과거와 다른 실속있는 보장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똑같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제품을 사주고 싶더라도 막상 아프면 병원비와 약값이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게 되고,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가 큰 사고라도 당하게 되면 반려동물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과 더불어 예상치 못했던 치료 비용 지출이 부담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펫보험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펫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비싸게 느껴지는 보험료와 실제 피부로 와닿지 않는 허울뿐인 보장 내용 때문에 차라리 적금을 넣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보험사들 역시 새롭게 떠오른 대형 시장을 잡기 위해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를 거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이는 신상품들은 국내 반려동물이 실제 겪고 있는 주요 질환들의 통계를 바탕으로, 펫들이 가장 많이 겪는 질병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형견이 많기 때문에 소형견이 취약한 슬개골탈구, 고괄절 질환 등을 기본으로 보장하는 보험이 등장했고, 구강질환, 피부질환 등도 대부분 보험사에서 실비로 보장하고 있어 기존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펫보험 역시 사람이 가입하는 보험과 마찬가지로 보장기간, 갱신주기, 보장내용 등이 중요하다. 갱신주기의 경우, 보통 1년에서 3년인데 진료기록이나 건강상태를 반영해 보험료 인상이 가능하다. 갱신주기가 긴 상품을 선택하면 어렸을 때 신청한 보험료 유지에 용이하다. 보장범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 반려견이 취약한 부분이 무엇이고, 대비가 가장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체크해서 비교해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기 인기를 끌고 있는 몇 가지 반려견 보험을 소개한다.
메리츠화재 펫보험은 만 30일부터 8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반려견들의 평균수명이 14.2세인 것을 고려해 최대 20세까지 보장된다는 점, 갱신 기간인 3년 동안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속을 원하는 견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보험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으로 간편 가입이 가능하다.
다빈도질환인 슬개골탈구, 고관절질환, 구강질환, 피부질환 등이 기본보장(1년 이후부터)되고, 횟수 제한 없이 연간 최대 1,000만원 보장된다. 의료비 보장범위는 70%와 50% 중에 선택할 수 있고, 보험금 자동청구 연계된 동물병원에서 진료 시 보험금 자동청구로 별도 절차가 없어 편리하다. 동물등록제 확인시 보험료 2%가 추가 할인된다. 단, 반려동물 학대방지를 위해 사망사고는 보장하지 않는다.
삼성화재 '애니펫'은 생후 60일부터 만 3세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1년마다 갱신해서 만기 재가입을 통해 최대 만 12세까지 보장된다. 의료비 기본보장, 피부병, 슬관절 등은 특약으로 보장 (연간 1회)하며, 외이염, 아토피, 기생충 감염 등의 피부병과 슬개골 탈구, 십자인대파열 등의 수술비용을 보장한다. 반려견이 타인의 반려견을 다치게 하거나 타인에 상해를 입힐 경우 배상책임도 포함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오프라인 대비 보험료가 10% 할인되는 게 강점이다. 반려동물 사망위로금도 보상하고 있는데 반려동물이 보험기간에 사망한 경우 보험 가입금액을 보상하고 있다. 단, 동물등록번호가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다.
현대해상 ‘하이펫’은 만 7세 이하부터 최초가입이 가능하고 갱신 기간은 1년이다. 반려견이 사망했을 때 15만원의 장례비용을 보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질병 당 자기 부담금 1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70%를 1년 동안 질병 당 100만원부터 500만원까지 보상한다.
이밖에도 롯데손해보험은 ‘마이펫’, 한화손해보험은 ‘펫플러스’, DB손해보험은 ‘아이러브펫’, KB손해보험은 ‘사회적협동조합반려동물보험’등 펫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입원이나 통원치료 같은 경우 하루 최대 지원금액이 보험사마다 다르고 자기부담금 또한 다르다”고 하면서, “내 반려견의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