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관련 활동가와 언론계, 학계에는 알려진 상품”
“북한문제에 있어 헌신적이고 교조적인 인물”
김한솔 피신 동영상, 비트코인 후원, 해외 북한대사관들에 대한 낙서·침입 공격, 임시정부 선포 등 미스테리한 행적으로 한국을 들었다놨다 했던 천리마민방위의 리더가 미국 인권운동가 ‘아드리안 홍’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 CNN은 27일(현지시간) “아드리안 홍이라는 이름은 북한 인권 활동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동명의 인물이 2016년 캐나다 의회에서 김정은 정권을 비판하는 증언을 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홍은 대학시절 ‘Liberty in North Korea’(LiNK·링크)라는 단체를 만들었다”며 “이 단체는 탈북자 수백명을 도운 NGO(비정부기구)”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나 링크의 현 대표 한나 송은 그가 십년 넘게 우리 단체에 관여한 적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홍은 ‘조선연구소 대표’라는 직함이었다. 이 단체는 “‘극적인 변화(dramatic change)’를 연구하는 싱크탱크였다”고 전했다.
윌슨센터의 북한전문가인 진 리 연구원은 2012년에 한 회의에서 패널로 발언했던 것을 기억했다. 리 연구원은 “그는 아주열정적인 사람이었고 북한문제에 굉장히 헌신적이었으며 몹시 교조적(dogmatic)이었다”고 말했다.
평양에 지국을 냈던 AP통신의 한 기자는 CNN에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홍이 천리마민방위의 개입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했지만, 이 미스테리한 단체의 배후는 한국인(native Korean speaker)이 아닐 것이라고 오랫동안 의심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천리마민방위의) 영어로 된 입장문은 문법적으로 견고하지만, 한국어로 된 입장문은 문체가 부자연스러웠다며 마치 (영어를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하기만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CNN은 홍의 코멘트를 받으려 했지만 인터뷰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한편 홍 등 북한인권에 관심있는 재미교포들이 2000년대 초반 한때 한국에 와 시민단체들을 접촉하며 북한 인권 활동을 시도했다 별 호응을 받지 못하고 돌아간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한국사회나 역사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했다기 보다는 미국 사회를 지배하는 선악구도의 기독교주의에 큰 영향을 받은 인권활동가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