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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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대 노크한 ‘MLB 유망주’ 코리안드림 이룰까

개막전 명암 엇갈린 새 외국인 투수 관심 집중 / KIA 터너·삼성 맥과이어 ‘혼쭐’ / 리그 데뷔전서 대량실점 허용 / 美 안착 실패… KBO 적응도 난항 / 역대 1라운더 수난사 재연 우려 / LG 켈리·NC 버틀러는 ‘합격점’

야구의 나라 미국에서는 매년 수많은 야구선수가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드래프트에 도전하고, 그중 가능성을 인정받은 1200여명만이 40라운드에 걸쳐 메이저리그 구단의 부름을 받는다. 당연히 이중 가장 먼저 지명을 받은 1라운더들의 재능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고교, 혹은 대학시절부터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주목을 받은 선수만이 30개 팀에 한개씩 주어지는 지명권과 FA보상지명권 등 40여명에게만 부여되는 ‘1라운드 지명자’의 영예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라운드에 지명됐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적응 실패와 부상, 발전 정체 등 여러 이유로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는 선수도 속출하곤 한다. 최근에는 이렇게 실패한 MLB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들이 KBO리그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다만, 유독 이 1라운드 지명자들의 한국에서의 성과는 좋지 못했다. 필립 험버(KIA), 앤서니 레나도(삼성), 크리스 볼스테드(두산), J D 마틴(삼성) 등이 KBO리그를 찾았지만 오히려 한국야구의 벽에 막혀 짐을 쌌다. 가히 ‘재능덩어리들의 수난사’라고까지 할 만하다.

터너

이런 가운데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1라운더들이 한국 무대에 도전해 이들의 수난사가 계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새로 한국 야구에 도전한 MLB 1라운드 지명자들은 모두 네명. 모두 투수로 제이콥 터너(28·KIA), 덱 맥과이어(30·삼성), 케이시 켈리(30·LG), 에디 버틀러(28·NC)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중 터너와 맥과이어는 첫 등판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터너는 24일 광주에서 열린 LG와의 리그 데뷔전에서 5이닝 동안 10안타 2홈런을 맞으며 8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196㎝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을 주무기로 기대감을 높였던 시범경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2010년 MLB 드래프트에서 현역 최고액 연봉 야구선수 마이크 트라우트(28·LA 에인절스)보다 빠른 전체 9번으로 지명되는 등 화려한 초년을 보냈던 그는 메이저리그 안착 실패를 거쳐 한국에서도 또 한번의 적응에 난항을 겪는 중이다.

맥과이어

2011년 드래프트에서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크리스티안 옐리치(28·밀워키 브루어스)보다 앞선 전체 11번으로 지명됐던 맥과이어의 KBO리그 데뷔전은 한층 더 실망스러웠다. 23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개막전에 야심차게 선발로 나섰지만 8안타(3홈런) 7실점을 허용하며 3.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평균자책점은 17.18에 달한다. 무엇보다 볼넷을 5개나 허용하는 등 제구에서 심각한 약점을 노출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켈리

이에 반해 2008년 전체 30번 지명자 켈리와 2012년 전체 46번 지명자 버틀러는 합격점을 받았다. 켈리는 터너와 맞대결을 펼친 24일 경기에서 6이닝 동안 3실점을 허용했지만 이중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여기에 6이닝 동안 4사구를 단 한개도 내주지 않는 등 안정적인 제구까지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23일 맥과이어와 맞대결을 펼친 버틀러의 활약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창원NC파크 개장경기이기도 한 이날 경기에서 위력적인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로 7.1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 맞으며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