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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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환 청장 "윤지오에게 동작경찰서장이 청원글 내려달라 한 데 사과"

 

배우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나선 후배 배우 윤지오(사진·32·본명 윤애영)가 경찰의 허술한 보호에 분통을 터트린 가운데 경찰 측이 여경으로 24시간 신변 보호를 하겠다고 밝혔다.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1일 오후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국민청원 답변에서 “보복이 우려되는 중요범죄 신고자나 피해자 보호는 경찰의 중요한 본분임에도 이번 사건의 미흡한 업무 처리로 윤지오씨는 물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현재는 경정급을 팀장으로 한 신변보호 특별팀을 심리 전문요원과 무도 유단자 등 5명의 여경으로 꾸려 윤지오의 안전한 일상생활을 돕고 있다는 게 원 청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원 청장은 “동작경찰서장이 윤지오씨 면담 과정에서 스마트 워치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우려해 국민청원 글을 내려 달라는 표현을 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제가 대신 사과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 청장은 조치 방안의 일환으로 신변보호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경찰이 관리 중인 2500대의 스마트 워치 전체에 대해 긴급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원 청장(사진)은 ”신변보호 정책을 다원화하고 내실있게 운영하여 범죄 피해자나 신고자 등이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으며 형사절차 과정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며 ”윤지오씨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윤지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청와대 국민청원글(아래 사진)을 캡처해 올린 뒤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청원글에서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 측에서 지급해주신 위치추적 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되지 않았다”며 “현재 신고 후 9시간39분 경과하였고 아직까지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은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라고 운을 뗐다.

 

호출 버튼을 모두 3번 눌렸다는 윤지오는 최초 신고 시각이 오전 5시55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신변 보호 방송을 하는 저로서는 과정을 다 중계하여 많은 분들께서 목격자가 되어주셨다”며 ”지난번은 벽쪽에서 의심스럽고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었고, 오늘 새벽에는 화장실 천장 쪽에서 동일한 소리가 있었다”고 호출 버튼을 누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환풍구 또한 누군가의 고의로 인하여 끈이 날카롭게 끊어져 있었고 소리는 몇차례 반복되었다”라며 의심스러운 정황을 알렸다.

 

또 윤지오는 출입문 잠금장치 고장과 이상한 가스 냄새 등의 의심스러운 정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의심스럽고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 1시간조차 수면을 취하지 못한 날이 지속됐다”며 “소리가 반복되어 비상 호출을 누르게 되었고 현재 9시간47분이 경과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배우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인 윤지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

 

그러나 여전히 경찰은 출동은커녕 연락조차 오지 않고 있다며 분노했다. 

 

그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지난달 31일 오전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30일간 20만 명 이상 동의)을 충족했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사진=윤지오 인스타그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