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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중심 재편에… ‘옥석 가리기’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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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시즌 맞은 아파트 분양시장 어디로 / 이달 44개 단지 3만7300가구 공급 / 작년보다 물량 늘었지만 수요는 “글쎄” / 규제책 이후 ‘묻지마 투자’ 자취 감춰 / 지난달 민영 10곳중 4곳 ‘청약 미달’ / ‘똘똘한 한 채’엔 집중… 양극화 조짐
4월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 장세는 변하지 않아 인기 아파트 위주로 청약이 몰리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청량리 해링턴 플레이스’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아파트 청약에서 양극화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묻지마 투자’가 아닌, ‘꼼꼼한 검증’이 대세를 이루면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아파트 단지와, 1순위 청약이 미달되는 단지가 같이 나타나는 흐름이다. 4월 분양시장에서도 이 같은 ‘옥석’ 가리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이번달에 총 44개 단지에서 3만7373세대가 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만7708세대가 일반분양이다. 지난해 4월에 33개 단지에서 총 2만6059세대(일반분양 2만974세대)가 분양된 것을 감안하면 11개 단지 총 1만1314세대, 일반분양 6734세대나 더 많이 분양하는 셈이다. 증가율은 총세대수 기준 43%(일반분양 기준 32%)다.

수도권에서 분양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9개 단지, 경기도에서는 16개 단지, 인천에서는 3개 단지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어 총 28개 단지로 전체의 63.6%나 차지한다. 서울에서 공급하는 9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재개발·재건축인 반면 경기도는 파주운정, 양주옥정, 위례신도시 등 신도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다. 이외에 부산에서는 2998세대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2074세대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공급 속도는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는 그렇지 못하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주택청약 서비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3월에 분양한 민영주택 28개 단지 중 12개 단지가 1·2순위에서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10곳 중 4곳꼴이다. 경기 평택시 ‘평택 뉴비전 엘크루’의 경우 1391세대 모집에 70명만이 신청했고, 인천 서구 ‘인천 불로 대광로제비앙’은 555세대 모집에 불과 35명만 신청했다. 지방에서도 충북 진천과 전남 장성, 경북 포항 등지 아파트에서 청약 마감 실패 사례들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 이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묻지마 투자’가 사라진 것이 이러한 ‘수요 미달’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통화에서 “‘대세상승장’ 시기에는 (아파트 가격이) 비싸도 안 사는 것보다는 낫다는 심리가 있어서 투자가 이뤄지는데 지금은 아파트가 좋지 않으면 (매수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시기”라며 “사람들이 ‘옥석 가리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들은 수십 대 일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등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분양한 6개 단지 모두 1순위에서 마감했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파크자이’의 경우 43세대 모집에 1578명이 신청했고,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는 327세대 모집에 4048명이 신청했다. ‘청량리 해링턴 플레이스’, ‘북위례 힐스테이트’ 등 이달 초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들은 주변 시세보다 싼 분양가를 책정하면서 주말 열린 모델하우스에 긴 줄이 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당분간 시장에서는 (분양가) 9억원 이하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거나, 주변 시세보다 싸고, 개발 호재가 있는 등 ‘까탈스러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보았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