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아파트에서 조현병 전력이 있는 안모(사진·42·)씨가 17일 오전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안씨가 숨진 이 중 에 최모(18)양을 평소 스토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 바로 위층에 살다 흉기에 찔려 숨진 최양은 평소에도 안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위협 및 스토킹을 받아왔다는 게 경찰 측 전언이다.
이에 최양 가족은 지난달 집 앞에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씨의 위협적인 행동과 난동은 CCTV에 잡히기도 했다.
영상에서 그는 지난달 하교 후 다급하게 집으로 들어가는 최양 뒤를 쫓았고, 최양이 집에 들어가자 초인종을 계속 눌러 위협헸다(사진).
최양 집 앞에 오물을 뿌리는 모습(바로 아래 사진)도 포착됐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주민들은 “안씨가 지난해부터 위층에 사는 주민 집과 승강기 등에 오물을 투척하고 위협적으로 욕을 하는 등 그동안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 측은 “안씨가 숨진 최양을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신고를 받고 야간 하굣길에는 아파트 직원이 동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5명은 안씨보다 힘이 약한 노인과 여성, 어린아이었다. 사망한 남성은 74세 황모씨가 유일했다. 이외에 이모(56)씨와 김모(64)씨, 최양, 금모(11)양 등 여성 4명이 숨졌다.
부상자 5명 중에서도 차모(41)씨와 강모(53)씨, 김모(72)씨, 조모(31)씨 모두 여성이었다. 정모(29)씨만 남성이었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진주 아파트) 살인범의 범행이 비교적 계획적”이라며 “애초 살해할 동기가 없었다면 계단에서 어느 방향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올지 예견하고 기다렸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임대 아파트는 10층짜리 복도식으로, 승강기와 복도 출입구가 1곳뿐이다.
안씨는 2∼ 4층의 복도와 계단 등을 오가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흉기에 찔린 사상자 외에도 주민 8명이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씨의 집에 난 불은 소방차(사진)를 동원한 소방당국에 의해 20분 만에 진화됐다.
그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아파트의 한 거주민은 “안씨가 체포돼 잡혀가면서도 ‘다 죽였다’라고 했는지 ‘다 죽인다’라고 했는지 고함을 질러댔다”고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했다
이날 안씨는 체포 당시 “임금체불 문제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지만 경찰 조사 결과 직업 없이 홀로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변호사를 불러 달라”고 요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층간 소음으로 인한 주민 간 갈등, 안씨의 정신과 치료 전력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