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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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칼부림' 안인득, 횡설수설하지만 계획범죄 정황 드러나…살인 고의성↑

진주 아파트 방화·살해 혐의를 받는 안인득(42)씨가 17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오고 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안인득(42)씨의 진술이 오락가락 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경찰은 그의 계획범죄에 가능성을 두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19일 경남 진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안씨를 상대로 계획범죄 여부와 범행동기, 사건 당일 동선 등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여전히 횡설수설하며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하지 않아 수사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안씨는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정부패가 심하다”등 제대로 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안씨 진술과 별개로 계획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온 점 ▲대피하는 주민들 급소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점 ▲범행 2~3개월 전 길이 34cm, 24cm 등 흉기 2자루를 미리 구입한 점 등을 봤을 때 살인 고의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진주아파트 방화·살해범 안인득(42)씨가 과거 위층에 오물 투척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기록됐다. 진주=연합뉴스

 

아울러 혼자 살던 안씨는 이전에도 이웃 등과 마찰을 겪고 올해만 7차례 경찰에 신고돼 수차례형사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안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안씨의 정신·심리상태와 관련한 분석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추가 정신병력 기록이 없는지 등도 함께 살펴볼 방침이다.

 

이밖에 안씨 휴대전화 분석은 물론 주변인들을 상대로 한 탐문 수사도 이어가며 현장검증도 검토할 예정이다.

17일 오전 17일 오전 4시32분께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서 방화 및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해 주민 11명이 흉기에 찔려 살해되거나 부상했다. 아파트 곳곳에서 발견된 핏자국이 당시 끔찍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진주=뉴시스

 

앞서 지난 17일 새벽 안씨는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사망 5명 ▲중상 3명 ▲경상 3명 등 자상으로 인한 사상자가 총 11명 발생했으며 연기흡입 등으로 9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남지방경찰청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안씨의 실명, 나이, 얼굴 등 신상을 공개키로 했다.

 

경찰은 안씨 신상 공개로 안 씨 가족 등 주변인이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진주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가족보호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