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문제로 다퉈 온 70대의 얼굴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붙인 40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김춘호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최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08년 B(75)씨의 아들이 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을 때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했다.
A씨는 B씨 아들이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문제가 생기자 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과정에서 B씨로부터 아들 빚 일부를 대신 갚아 줄 의향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끝내 B씨에게서는 돈이 나오지 않았다. A씨 아파트는 결국 경매로 넘어갔다.
A씨는 B씨가 돈을 갚을 것처럼 '희망 고문'을 하는 바람에 일이 엉망이 됐다고 생각하고 앙심을 품게 됐다.
급기야 B씨 얼굴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가 끄는 방법으로 얼굴에 상처를 내 B씨가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B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찾아가 말다툼을 하다 미리 준비해간 기름병을 꺼내 B씨 얼굴에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를 켰다. 이 불로 B씨는 얼굴 등에 전치 8주의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법원은 A씨의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B씨의 상해 정도가 중하다고 보고 특수상해의 권고형(징역 6개월∼징역 2년)보다 가중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긴 하지만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 정도도 심각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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