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비례대표)는 23일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 합의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것"이라며 비판적 견해를 나타냈다.
정체성 문제로 바른미래당 일에 관심을 끊은 이 의원은 비례대표가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내가 왜 탈당하냐, 제명해 달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다.
◆ 바른미래당 사정 알려고 교섭했다면 실수한 것...날 제명 못시키는 건 돈 때문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패스트트랙에 대해 진행자가 "29명 바른미래당 의원 중에 9명이 반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라며 바른미래당 사정을 궁금해 하자 "저한테 바른미래당 내부를 물어보는 것은 교섭을 잘못 한 것"이라며 딱짤랐다.
이어 "나는 (바른미래당 사정에) 관심이 없어요. 나한테 물어보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막바지에 진행자가 "그렇게 (당이) 마음에 안 드시면 탈당하시라는 질문이 있었다"고 묻자 " 내가 왜 탈당합니까?, 내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게 아니다, 지난번에 합당(바른정당+국민의당)이 불법적으로 한 것을 세상이 다 아는 것"이라며 "제명을 시켜달라니까 제명도 못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제명을 못 하는 이유는) 의원 하나 때문에 돈이 얼마가 들어오는가"라는 점을 들었다.
◆ 도입만 하면 유토피아는 진보의 착각, 공수처도 현실과 괴리감...기소 수사 분리가 관건인데
이 의원은 "진보정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어떤 제도를 도입하면 우리 사회가 젖과 꿀이 흐르는 유토피아가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정당 정부 명부식 비례제나 공수처나 소득 주도 성장이나 같은 것(이 그런 예이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정책이나 제도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런 유토피아 드림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에 근거해야 된다"며 "공수처 같은 검찰 개혁도 좀 주변적이다"고 꼬집었다.
즉 "검찰 개혁은 검찰권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 선진국처럼 무슨 기소와 수사를 가급적 분리하고 심의를 한다든가 이런 건데 그건 다 없어져버렸고 공수처 하나 덜렁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 선거제 패스트트랙, 불가능한 걸 알고 내놓은 면피용...본회의 통과 못해
패스트트랙의 핵심인 선거구제개편안에 대해 이 의원은 "올라가더라도 이게 합의가 안 되니까 330일 간다, 그럼 내년 3월 중순쯤 법안이 통과되면 그걸로 어떻게 선거(내년 4월 15일)를 하는가"라며 "여름쯤 국회가 통과돼야만 내년 4월 총선에 할 수 있는데 불가능한 걸 알고서 면피용으로 합의해서 우리는 노력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누가 보장하는가, 본회의에서 150명이 찬성해야 되는데 한국당 전체 반대하고 바른미래당 절반 반대하고 무소속 반대하고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기권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본회의 통과 자체를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또 "내년 4월에 총선 하면 선거 제도 하면 분명 여름쯤에 국회가 법을 통과해야 공천도 하고 각 당이 준비할 거 아닌가, (내년 3월) 겨우 국회 본회의에 통과하지만 그후에 어떻게 시행하는가, 시행을 못 한다고 보기 때문에 부결시킬 것"이라고 했다.
◆ 바른미래 의원들 맨몸으로 안나가...안철수 복귀는 혹 정당보조금?
이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분당한다는 건 나가는 의원들이 그냥 맨몸으로 나가기 때문에 그렇게 포기하고 나갈 (바른미래당) 의원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의원은 "연말연시까지는 그대로 가지 쉽게 탈당하지 않으리라고 본다"면서 "(안철수 전 의원이 복귀한다면) 다른 의원들이 다 탈당하고 비례 대표 의원 13명 남아 있으니까 정당 보조금, 그 돈 가지고 뭐 자기 개인 정치해서 사당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