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김일성 주석에게 선물했던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열차는 17∼21량 편성으로 소련 지도자 스탈린이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전용열차는 ‘1호 열차’로 알려져있다. 초기 1호 열차는 스탈린이 김 주석에게 선물했으나 이 열차가 노후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 지시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매체의 보도는 전통적인 북·러 관계를 강조하기 위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방문시에도 전용열차를 이용했다. 김 위원장은 방문지와 방문 목적에 따라 달리는 집무실인 전용열차의 구성을 달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방러에 앞서 23일 김 위원장 전용차로 보이는 승용차 고려항공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현지로 공수돼 정상회담 장소인 루키섬 극동연방대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새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를 방문하시기 위하여 4월 24일 새벽 전용열차로 출발하시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북·미, 북·중 정상회담 등 김 위원장의 정상외교 현장을 지켜온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호명되지 않았다. 이날 통신이 홈페이지에 올린 환송식 사진에서도 김 부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길에 동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한국 시간 기준) 북·러 접경지역을 통과해 10시40분쯤 러시아 접경 도시인 하산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려 환영 인사들과 만났다. 이어 오전 11시쯤 블라디보스토크를 향해 출발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