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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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열자 악취 확…'나라망신' 필리핀 U턴쓰레기 반출

"2개월 안에 모두 소각"…환경부, 필리핀 방치 5천여t은 협의중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평택당진항(평당항)으로 반송된 폐기물 처리가 24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당항 평택컨테이너터미널(PCTC).

한쪽에는 폐기물이 든 컨테이너 195개가 나란히 쌓여 있었다.

이 컨테이너 안에는 필리핀에서 반송된 폐기물 1천211t과 수출 보류된 3천455t 등 총 4천666t의 폐기물이 들어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정장선 평택시장 등이 현장에 도착하자 곧이어 폐기물 반출 작업이 시작됐다.

터미널 안에서 컨테이너를 옮길 때 쓰는 건물 5층 높이의 트랜스퍼 크레인(TC)이 경보음을 내며 움직이더니 4층으로 쌓여 있던 컨테이너 가운데 맨 꼭대기에 있던 컨테이너 1개를 집어 지상으로 내려놨다.

PCTC 관계자가 컨테이너 문을 열자 코를 찌를 듯한 악취가 풍겨 나왔다.

작년 7월 필리핀으로 수출됐다가 돌아온 이 폐기물은 9개월가량 컨테이너 안에 보관된 상태였다.

컨테이너 안에는 수출 신고된 것처럼 '플라스틱 재활용품'이라고는 볼 수 없는 유리, 의류, 폐비닐 등 잡다한 생활 쓰레기가 들어 있었다.

25t 트레일러가 자리를 잡자 PCTC 관계자는 TC를 이용해 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 실었다.

평택시는 이 컨테이너를 포승 산단의 한 물류창고로 옮겨 방재 처리 후 소각장으로 보내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필리핀 반송 폐기물 반출 첫날에는 컨테이너 8개를 트레일러로 옮겨실어 포승 물류창고로 보내는 것까지 진행한다.

평택시는 앞으로 2개월 안에 PCTC에 있는 폐기물을 모두 처리할 계획이다.

정 시장은 "이번에 환경부가 필리핀 반송 폐기물 처리를 위한 국비를 조속하게 지원해 줘 처리에도 속도를 낼 수 있었다"며 "현재 관내에 방치 폐기물이 4만7천t가량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에 대한 국비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국내 방치 폐기물을 올해 안에 모두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평택지역 방치 폐기물 처리도 지원하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평택 소재 한 폐기물 처리업체는 지난해 7월(약 1천211t)과 10월(약 5천177t) 필리핀에 폐기물을 수출해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불법 수출된 폐기물 1천211t는 올 2월 평당항으로 반송됐으나, 5천177t은 아직 필리핀에 방치돼 있으며 환경부는 현지 당국과 처리 방법에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