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충격’ 자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예상보다 대내외 여건이 더 악화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날 발표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외에 추가 부양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수출과 투자가 동반 부진한 것이 마이너스 성장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출은 전기 대비 -2.6%, 수입은 -3.3%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10.8%, 건설투자도 -0.1%였다.
1분기 성적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우려가 크다.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세계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하는 등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이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 지소으로 인해 투자도 동반 부진했고, 일시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또 “정부는 엄중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적시에 대응함으로써 당초 제시한 성장목표(2.6∼2.7%)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우리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0.3% 경제성장률은 심각한 실물경제 위기 상황”이라며 “추경이 발표됐지만, 현재의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서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확장적 재정정책에 이어 통화정책도 완화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