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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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범죄도 ‘디지털포렌식’으로 잡는다

환경부, 지능화하는 환경사범 대응위해 포렌식센터 개소… 26일 현판식

지난 1월 인천 지역에서 배출된 지정폐기물이 불법 운반되던 중 적발됐다. 불법 배출자들이 관할 환경청인 원주지방환경청에 실토한 폐기물의 양은 289t. 그러나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실이 사건을 넘겨받아 디지털포렌식을 한 결과 전체 폐기물의 양은 1100t, 배출업체도 처음 확인한 것보다 1곳 더 많은 4개 업체였다. 압수한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자금 거래 내역, 처리량, 연루 업체들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불법 배출자들로부터 자백받을 수 있었다.

 

환경조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처음에는 우리 쪽에서 쥔 근거자료가 없으니 피의자들(불법 배출자)의 진술을 믿을 수밖에 없었지만, 포렌식을 통해 구체적인 자료를 입수한 뒤에는 이들도 (훨씬 많은 양을 배출했다는 점을) 모두 시인했다”고 전했다.

 

환경범죄에서도 디지털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얼마 전 공개된 광주·전남지역 배출사업장과 측정업체간 배출량 조작도 이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와 이메일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25일 환경부는 날로 지능화하는 환경사범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 디지털포렌식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대검찰청에서 주관하는 디지털포렌식 수사관 양성 전문교육을 이수한 수사관 2명을 배치해 디지털 증거자료를 압수·수색·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동안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에 저장한 디지털 정보는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6년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디지털포렌식 자료가 주요 증거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환경범죄에서도 중요한 수사기법으로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대검찰청에서 각 기관에 디지털포렌식을 지원했는데 업무량이 폭증하면서 올해부터 지원불가 통보를 해 환경부 자체적 전문 센터를 열게 됐다.

 

마재정 환경조사담당관은 “미세먼지, 폐기물, 유해화학물질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디지털포렌식 같은 과학적 수사기법을 적극 활용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