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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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원가 공개하면 소비자 불만 더 커진다고?"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프랜차이즈 업계 정보공개서 변경 등록 접수가 지난달 마감됐습니다.

 

정보공개서란 가맹사업을 하려는 희망자에게 사업과 관련한 주요 정보를 알려주는 문서입니다.

 

변경된 정보공개서가 정부 심사를 거쳐 한두 달 내 공개될 예정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매년 정보공개서가 개정되지만 올해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은 작년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돼 정보공개서 중 재료 공급가격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영업비밀 침해라고 반발하면서 헌법소원까지 냈지만, 정부는 영업비밀을 노출하는 수준은 아니며 가맹점주의 권익을 위해 마땅히 공개돼야 할 정보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랜차이즈업계 "정보공개서 중 민감한 내용 알려지는 건 영업비밀 침해"

 

6일 공정거래위원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프랜차이즈 업계의 정보공개서 변경 등록이 마감했습니다.

 

연간 매출이 5000만원 이상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대상입니다.

 

작년 말 기준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전국 가맹본부는 4882개사였고, 올해는 5700여 곳으로 전망됩니다.

 

공정위는 앞으로 1~2개월간 이들이 낸 정보공개서에 흠결은 없는지 심사합니다. 공정위 심사를 통과한 정보공개서는 창업 희망자들에게 공개됩니다.

 

가맹본부들은 이번에 서류를 거의 다 내기는 했으나, 앞서 헌법재판소에 정보공개서에 대한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했는데요.

 

협회가 헌법소원까지 낸 것은 바뀌는 정보공개서의 내용 가운데 공급가격과 관련한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특히 필수 품목(매출 상위 50%)의 최근 1년간 공급가 상하한선이 포함돼 업계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점의 예를 들면 가맹본부가 닭고기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 상하한가가 공개되는 것입니다.

 

업계는 핵심 재료의 공급가격은 영업비밀에 해당하며, 상하한가를 공개한다고 되어 있지만 최근 1년간 가격변동이 없는 재료는 결국 가격이 고스란히 노출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같은 공개 내용은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정위 "유통구조 너무 불투명…가맹본사 공급가격 경쟁으로 낮아질 것"

 

일부 가맹점주도 정보공개로 인한 소비자의 민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핵심 재료 공급가가 노출되면 소비자들이 소비자가격과 핵심 재료의 가격 차만 놓고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하지만 공정위 입장은 다릅니다.

 

정보공개서는 창업 희망자에게 비밀유지를 전제로 공개되는 것이어서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정보라는 게 공정위 측 전언입니다.

 

실제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는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등록돼 일반에 공개되기도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는 가격 등 민감한 정보는 블라인드 처리됩니다.

 

공정위 측은 "국내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물품을 공급하면서 차액을 챙기는 방식이지만, 유통구조가 너무 불투명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창업 희망자가 핵심 재료가 얼마에 공급되는지 여러 업체 중 비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맹본부의 공급가격도 경쟁으로 인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