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제철소를 만들기 위해 대기보전섹션 팀원들은 잠시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33년간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유성렬 주임은 “포항 시내보다 깨끗한 제철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7명의 팀원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24시간 관제탑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31번 국도를 따라 포항 시내에서 구룡포 방면으로 향하다 형산강을 넘어서면 좌측에 있는 포항제철소에는 아파트 25층 높이의 타워 하나가 우뚝 서 있다. 영일만 갈매기와 푸른 나무가 그려진 이 고층 타워의 용도는 무엇일까. 이곳이 바로 포항제철소를 지키는 환경센터이다.
8일 타워에 오르자 제철소 전경과 영일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관제탑 내 환경센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75 상공에 있는 이 센터에는 전산화된 환경감시시스템(TMS)이 구축돼 있다. 한쪽 벽면을 꽉 채운 대형 모니터에는 고화질 카메라로 촬영된 공장 상황과 대기오염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유해 물질 데이터는 제철소 굴뚝과 부지 경계에 설치된 28개의 대기환경 측정기로부터 전송된다. 유 주임은 “데이터는 센터를 통해 경북도청과 환경부로도 보내진다”면서 쉴 새 없이 들어오는 데이터들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면 그 즉시 자동 경고음이 울리고 비상 매뉴얼이 가동된다. 대기보전부서는 해당 공장을 찾아 집진기를 가동하는 등 엄격한 매뉴얼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한다. 실제로 제철소 내에서 법적 기준치를 넘어서는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포항제철소는 2007년부터 제철소 인근 주민들의 실질적인 체감 환경 개선을 위한 대기환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09년까지 공기 속 먼지를 모아 유해 성분을 제거하는 집진기와 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밀폐식 사일로(저장고), 살수 시설, 표면 경화제 등 대규모 환경 투자를 통해 비산먼지 최소화에 집중했다. 2010년에는 악취,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기개선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약 3153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2017년 포항 지역의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39㎍/㎥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전국 96개 시·군 평균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런 성과 뒤에는 대기보전섹션의 열정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10배 강화된 미세먼지 법적 기준치를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 포스코의 ‘대기환경 개선 프로젝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21년까지 1조7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설비를 추가하고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배출 저감에 나섰다. 2021년까지 노후 발전시설 6기가 폐쇄되고, 밀폐식 사일로가 추가 설치된다.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 집진 기술까지 완성된다면 2022년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35% 이상 추가로 줄어들 전망이다.
비산먼지에서 미세먼지로, 악취에서 소음으로, 하나씩 개선해 갈수록 환경에 대한 주변의 요구는 점점 엄격해진다. 이에 따라 대기보전섹션은 언제나 한발 앞서 설비와 시스템을 보강해왔다. 올해 새롭게 설치된 초미세먼지 측정기와 소음 측정기 역시 대기보전섹션의 아이디어였다.
포스코에서 생산한 선재, 후판, 도금 강판, 기기 스틸 등 32개 제품이 지난달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환경 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했다. 설립 초기부터 친환경 철강 기업을 목표로 생산 전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의 결과다.
포스코 환경자원그룹 이수현 리더는 “환경 트렌드는 급변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눈높이 또한 매우 높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환경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글·사진 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