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속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진행됐던 2019 V리그 남자부 트라이아웃이 7개구단의 선수 지명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올해 트라이아웃에 특별히 배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참가선수 명단에 익숙한 이름들이 다수 섞여있었던 덕분이다. 바로 가빈슈미츠(33)와 마이클 산체스(33)다. 결국, 가빈은 트라이아웃 마지막날 한국전력에 1순위로 이름이 불렸고, 산체스도 KB손해보험에 3순위로 지명됐다.
이중 가빈의 복귀는 국내 배구팬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 하다. 전성기 시절 207cm의 키에서 뿜어나오는 엄청난 공격력과 체력을 보여주며 2009~2010, 2010~2011, 2011~2012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한국 배구를 좌지우지했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때 V리그의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몰빵배구’의 유행을 선도했던 선수가 가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배구에서의 활약은 더욱 대단해 이 세 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에서 MVP를 차지하며 삼성화재 왕조를 이끌었다. 특히 2010~2011시즌 포스트시즌에 보여줬던 10경기 425득점의 활약은 아직까지 전설로 남아있다.
물론 가빈이 당시와 같은 위력을 보여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나이가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데다가 최근 몇 시즌 간 부상 경력도 상당한 탓이다. 다만, 이번 트라이아웃에서도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 주종을 이뤄 공격 결정력이 절실한 한국전력에는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3년 연속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산체스도 가빈처럼 이미 검증된 카드다. 역시 적지 않은 나이로 전성기만큼의 위력은 내지 못하지만 신장 206cm의 장신을 이용한 공격력과 한국배구에서 오래 뛰며 갖춘 경험 등은 여전한 덕분이다. 트라이아웃 사전 선호도조사와 실제 연습경기에서도 각 팀 감독들로부터 가빈과 함께 “수준이 다르다”는 평가를 다수 받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의 ‘신데렐라팀’으로 꼽히는 KB손해보험에 산체스의 가세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 두 선수 외에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였던 리버맨 아가메즈(34)가 우리카드와 재계약했고, 요스바니 페르난데스(28)도 현대캐피탈에 7순위로 지명되며 한국에 돌아오게 돼 내년에는 4명의 재수생들이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보게 됐다. 특히, 지난 시즌 우리카드를 창단 첫 플레이오프 무대로 끌어올린 아가메즈의 올 시즌 활약에 배구팬들이 큰 기대감을 갖는 중이다. 지난 시즌은 세터, 레프트 등이 시즌 중 트레이드 등을 통해 바뀌는 등 어수선했지만 올 시즌은 그에게 맞춰 짜인 팀 시스템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보낼 수 있는 덕분이다.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873점으로 리그 득점 2위에 오른 지난 시즌을 뛰어넘는 활약까지 기대된다.
레프트 자원인 요스바니는 현대캐피탈의 필요에 맞는 ‘맞춤지명’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레프트 자원인 요스바니의 가세로 문성민(33)-전광인(28)-요스바니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완전가동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