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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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필수품 '차량용 블랙박스' 얼마나 장착하고 있을까? [김현주의 일상 톡톡]

운전자 대부분 ‘블랙박스’ 필요성에 공감, 실제 설치한 운전자(13년 38.2%→19년 88.9%) 급증 / 전체 89.9% “블랙박스 설치된 것만으로 불이익 당할 일 줄어들 수 있다” / 운전자 10명 중 8명 “블랙박스 선택 아닌 필수”…의무적으로 장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져 / 블랙박스 악용 소지가 있다는 우려(15년 58.1%→19년 48.7%)는 줄어드는 추세

최근 운전자들에게 있어 차량용 블랙박스는 이제 사실상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자동차 보유량 증가와 함께 크고 작은 교통사고 발생이 잦아지면서, 도로 위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하는 상황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블랙박스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활용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무엇보다도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서 불이익을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운전자들로 하여금 차량용 블랙박스를 필수품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차량용 블랙박스가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고,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런 우려에 점점 무뎌져 가는 모습도 함께 엿볼 수 있습니다.

운전자 95.3%는 “차량용 블랙박스는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발생시 시시비비를 가리고, 증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강했는데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월 평균 1회 이상 직접 운전을 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량용 블랙박스’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운전자 대부분이 차량용 블랙박스의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실제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운전자가 해마다 급증할 만큼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먼저 운전자 95.3%가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할 만큼, 차량용 블랙박스의 필요성에는 별다른 의문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는데요.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온(13년 84.2%→15년 91.5%→17년 93.2%→19년 95.3%) 것으로,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혹시 생길지도 모를 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하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애매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잘잘못을 가리기가 쉽고(75%, 중복응답), 가해자가 잘못을 부인할 경우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74.3%)는 이유로 차량용 블랙박스 필요성을 느끼는 운전자가 단연 많았습니다.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상대방이 스스로 잘못을 시인할 가능성이 크다(46.1%)는 생각도 많이 했으며, 교통문제 이외 다양한 범죄나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예방하기 위해(44.7%) 블랙박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10명 중 9명 “블랙박스 교통범죄 감소에 도움”

 

차량용 블랙박스에 대한 운전자의 인식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대부분 블랙박스의 역할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블랙박스가 교통사고의 예방 및 대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한 모습으로, 운전자 10명 중 9명 이상이 블랙박스가 교통범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92%), 사고 후 도주를 하는 비양심 운전자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92.3%)는데 공감하고 있었는데요.

 

블랙박스가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91.9%)도 매우 컸습니다. 블랙박스 역할을 교통사고에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닌 다양한 범죄 및 불법행위를 예방하고, 대처하는데도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운전자(89.9%)가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불이익을 당할 일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모든 연령대(20대 89.2%, 30대 90.8%, 40대 90.4%, 50대 89.2%)가 비슷했는데요.

 

반면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으면 사건 및 사고 발생시 자칫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86%)이 뚜렷했으며,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은 운전자를 보면 왠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하는 운전자(61.9%)도 상당했습니다.

 

이렇게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건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블랙박스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이제는 블랙박스가 운전자에게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운전자 10명 중 8명(81.7%)이 운전자라면 자동차 블랙박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품이라고 바라본 것으로, 특히 젊은 운전자들일수록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20대 84%, 30대 85.6%, 40대 80.4%, 50대 76.8%)가 강해 보였습니다.

 

블랙박스를 설치한 운전자에게는 보험금 할인혜택을 주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에도 대부분(90%) 동의했는데요.

 

더 나아가 아예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74.7%)도 매우 컸는데, 역시 연령이 낮을수록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에 찬성하는 입장(20대 82.8%, 30대 78%, 40대 71.2%, 50대 66.8%)을 많이 내비쳤습니다.

 

반면 블랙박스 악용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는 점점 사그라지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블랙박스 보급이 늘어날수록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고(15년 64.3%→17년 59%→19년 50.8%), 블랙박스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15년 58.1%→17년 57.1%→19년 48.7%)는 생각이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블랙박스가 우리사회의 불신수준을 나타내주는 바로미터라는 인식(15년 54%→17년 41.7%→19년 34.4%)도 예전보다 많이 감소했는데요. 아무래도 블랙박스의 장착이 보편화되고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블랙박스의 부정적인 영향에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운전자 10명 중 8명(80.4%)이 블랙박스 동영상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부적절한 사용에 대한 경계심은 상당한 모습이었습니다.

 

◆블랙박스 이용시 불편사항 ‘차량 배터리 방전’ ‘메모리 저장 부족’ 많이 꼽아

 

블랙박스를 설치한 운전자들은 대체로 항상 블랙박스를 켠 채 운전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73.2%가 항상 블랙박스를 켜고 다닌다고 응답한 것으로, 운전자의 성별(남성 75.1%, 여성 71.4%)과 연령(20대 70.9%, 30대 75.1%, 40대 73.9%, 50대 73%)에 따른 차이 없이 블랙박스를 켜고 운전하는 것이 습관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10명 중 2명 정도만이 가끔(16.6%) 또는 자주(4.4%) 블랙박스를 끄고 운전을 한다고 응답했을 뿐이었는데요.

 

차량용 블랙박스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편사항으로는 차량 배터리 방전(31.5%, 중복응답)과 메모리 저장 부족(29.9%) 문제를 주로 많이 꼽았습니다. 그만큼 블랙박스 제품 구입시 배터리 방전과 메모리 저장 부족 문제를 고민하는 운전자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는 결과로,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블랙박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블랙박스가 차량 배터리에 주는 영향을 줄이고, 녹화영상의 용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밖에 화질과 시야각 등 영상 품질의 문제(23.5%)를 제기하는 운전자가 많았으며, 녹화가 되지 않는 현상(22.3%)과 전원 불량으로 인한 오작동(17.3%), A/S의 불편함(16.1%)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차량용 블랙박스를 설치한 운전자 절반 가량(48.4%)은 블랙박스를 직접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가족이 구입했거나(26.1%), 선물·이벤트로 얻은(17%) 경우보다는 스스로 블랙박스를 알아보고 구매한 운전자가 많은 모습으로, 상대적으로 남성(남성 59.2%, 여성 37.7%) 및 30대 이상(20대 38.6%, 30대 53.6%, 40대 50.5%, 50대 50.7%) 운전자의 블랙박스 구입 관여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블랙박스를 직접 알아보고 구입한 결정적인 계기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 블랙박스가 필요하다는 생각(75.1%, 중복응답)에서 비롯된 모습이었는데요.

 

직접 사고를 겪거나 겪을 뻔한 후에 필요성을 느꼈다는 운전자(44.4%)도 많았으며, 새 차의 도난 및 파손을 방지하고 싶고(38.6%),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보험료가 할인되기 때문에(35.6%) 블랙박스를 구입했다는 운전자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차량용 블랙박스 구입은 주로 인터넷 쇼핑몰(46.5%, 중복응답)에서 많이 이뤄졌으며, 자동차 용품점(21.2%)에서의 구입도 적지 않았습니다. 블랙박스 제품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검색(64.2%, 중복)과 인터넷 커뮤니티(37%), 온라인 쇼핑몰 제품정보란(36.3%) 등 주로 인터넷을 활용해 많이 얻고 있었습니다.

 

◆한지성 사고 블랙박스 영상 공개…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

 

한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한지성(29)씨를 향한 애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직전의 상황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씨가 사고를 당하기 직전 상황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 화면이 등장했는데요.

 

이 영상 화면에서 한씨는 차량 뒤에서 허리를 굽히고 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화면은 방송 및 언론사 2곳과 경찰에 제공됐는데요.

 

앞서 한씨는 지난 6일 오전3시52분쯤 김포시 고촌읍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김포공항 IC인근에서 2차로에 자신의 벤츠 차량을 정차했습니다.

 

이후 남편 A씨가 보조석에서 내려 화단으로 이동했고, 한씨 역시 함께 내린 후 벤츠 뒤편에 서있다가 뒤따라오던 2대의 차량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두 운전자를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두 사람은 현재 한씨 차로 들이받은 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도로교통공단에 두 운전자의 과속 여부 확인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국과수에서는 한씨 몸에 차량 충격으로 인한 다발성 손상이 있었다며 사인에 대한 구두소견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남편 A씨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는데요. A씨는 "화장실이 급해 차를 세우고 인근 화단에서 볼 일을 보고 돌아와 보니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씨는 A씨와 지난 3월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