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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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vs'원칙' 평행선…미·중 '무역협상' 빈손 마무리

‘워싱턴 담판’ 성과없이 종료 / 추가 협상나서… 글로벌 경제 암운 / 트럼프 “재선후 협상 더 나빠질것” / 中, 美 국채 매각 등 보복카드 예상
4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워싱턴 무역협상’이 결국 노딜로 끝났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을 끝낼 최종협상으로 기대를 모았던 지난 9∼10일(현지시간) 워싱턴 고위급 협상이 아무런 합의 없이 종료됐다. 양국은 한 달간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외신에 따르면 미·중은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법률개정 요구 등 일부 핵심쟁점을 놓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중국의 다수 통상·산업 정책을 불공정 관행으로 지목하며 중국이 자국 법률을 뜯어고쳐 개선할 것을 요구했으나 중국은 미국이 지적하는 산업·통상 정책을 법률이 아니라 하위규정인 국무원의 명령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최근 협상에서 너무 심하게 당하고 있어서 2020년 차기 대선 무렵까지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내 두 번째 임기 때의 무역협상은 중국에 훨씬 더 나쁠 수 있다”고 압박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美무역대표부(USTR)에서 이틀간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가운데)과 中 류허 부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그러나 중국 협상단을 이끈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미국이 추가 관세를 물리면 우리는 반드시 대응해야만 한다”면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 국채 매각, 위안화 평가절하 등을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간의 날선 신경전과 별개로 미·중은 추가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협상이 끝나자마자 트위터에 “지난 이틀간 미·중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앞으로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발표한 관세율 인상이 10일 이후 중국에서 출발하는 제품에 적용되므로 실제 관세 징수까지 3∼4주의 시차가 생기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에 3~4주 내로 나머지 3000억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