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던 여성 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제약회사 대표 아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성폭력특별법상 비동의 촬영 혐의로 구속된 이모(34)씨를 지난 10일 기소했다.
이씨는 약 10년 전 자신의 집 침실과 화장실 등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뒤 교제하던 여성 등과의 성관계 장면 등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전 여자친구 A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후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이 씨가 불법적으로 촬영한 영상 수백건을 확보했다. 경찰의 영상 분석 작업 결과 지금까지 확인한 피해자만 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씨가 영상을 유포하거나 유통한 흔적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씨의 심각한 범죄 행각에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 “부럽다”
이씨의 범죄 행각은 본인의 그릇된 성적 욕망을 채우려고 피해 여성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점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은 관련 뉴스에 ‘이씨가 부럽다’는 식의 댓들을 달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아무런 근거 없이 ‘제약회사 2세에게 돈을 바라며 접근한 여성의 잘못’라는 식으로 피해 여성들에게 2차 가해를 서슴없이 가하기도 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통화에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악성 댓글은 ‘미투 운동’ 이후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이 처한 문제를 아무 문제의식 없이 비하하고 여기에 동조돼 가벼운 생각으로 댓글 다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게재된 댓글의 경우 성폭력 통념과 관련성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며 “성폭력이 범죄라는 인식과 피해자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등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무심코 단 댓글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