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최저임금에 대해 "오는 2020년까지 1만원이라는 공약에 얽매여 그 속도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돼 부담을 주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아 결정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여당에서도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이야기 나오고 있으며, 동결이 어렵다면 최소한 물가상승률 범위 내에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간(2018~2019년) 무려 29.1%의 최저임금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외면하면서 가뜩이나 높은 청년실업률을 더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2년간 최저임금 29.1%↑…인건비 부담 급증한 자영업자 경영난에 시달려
이처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이들을 상대로 조사한 고용실태 등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최저임금에 민감한 일부 업종에 대해 집단심층면접(FGI) 방식으로 최저임금 영향조사를 했고, 조사 결과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심의 참고자료로 제출한다고 14일 밝혔는데요.
조사 대상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공단 내 중소 제조업, 자동차부품 제조업종 등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4개 업종이며, 각 20여개 사업체를 추려 사업자·근로자 심층면접을 하되 주로 사업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남정탁 기자
최근 여야 정치권을 비롯 경영계·학계에서 제기하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필요성에 정부가 이를 명분으로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중론입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가 최근 경기 하강국면에서 이뤄진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이들 취약업종의 고용·매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와 최저임금 인상률 완화 기조를 반영할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급상승했고, 고용률도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판단에 정부가 속도조절 카드를 빼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경영계·학계 최저임금 속도조절 필요성 공감…집권 중반기 맞은 文 화답할까?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13일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노동자의 비중 감소와 임금격차 해소에 기여했으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께는 당장의 어려움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장관은 취재진에게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지불능력이 안 되는 사업장에선 고용 감소가 나타나는데, 그런 부분을 최저임금 심의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를 종합해 보면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이 더욱 무르익는 분위기입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최저임금 인상을 노동생산성 증가와 연동시키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줄일 것을 한국정부에 권고했습니다.
IMF는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 연례협의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 IMF 연례협의단이 우리나라를 찾아 정부, 한국은행 등과 논의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보고서는 "노동과 상품시장 개혁은 잠재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노동시장의 이중성을 완화하고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유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노동생산성 향상과 연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