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와 성매수, 서울 강남의 대형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자금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빅뱅 출신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오른쪽 사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종열 전담 부장판사에 의해 기각된 데 대해 올초 이번 수사의 발단이 된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에 불을 지핀 김상교(왼쪽 사진)씨가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4일 오후 인스타그램(아래 사진)에 해시태그를 ‘기각’이라 하고 “대한민국의 현실, 나라가 없어진 것 같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 글과 함께 김씨가 올린 사진에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세겨져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신 부장판사는 승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열고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도 증거 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승리는 2015∼17년 4차례 이상 성매매를 알선하고 2015년에는 직접 성 매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각종 명목을 앞세워 버닝썬에서 5억3000여만원을 빼돌린 업무상 횡령(특정경제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와 서울 청담동에서 운영했던 유흥주점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식품위생법 위반)한 혐의를 함께 받는다.
신 부장판사는 횡령 혐의와 관련해 “유리홀딩스와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등에 비춰 볼 때 형사 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리홀딩스는 승리가 세운 투자회사로 버닝썬의 주요 주주이다.
성매매 알선 등 혐의에 대해서도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와 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 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신 부장판사에 대한 이목도 집중되고 있는데, 그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신임 영장 전담 부장으로 배정됐다.
사법연수원 26기로 서울대 경영대를 나와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200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구지법과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 연구관 등을 두루 거쳤다.
신 부장판사는 앞서 버닝썬의 영업담당(MD) 중국인 여성 직원인 이른바 ‘애나‘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및 뇌물 수수 의혹을 둘러싼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구속의 상당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11월24일 성추행 당한 여성을 도우려다가 버닝썬의 영업 담당 장모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되려 일방로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으며, 이후 출동한 경찰에게도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MBC ‘뉴스데스크’ 등에 적극 알려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후 이른바 ’버닝썬 사태’의 도화선 역할을 자임했다.
버닝썬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돼가는 동안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건 경위와 경찰 수사 및 유착 의혹 그리고 승리 등 주요 인물 등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해왔다.
김씨는 지난 3월11월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과 버닝썬 장모 이사, 공동대표 이문호로부터 명예훼손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고소를 당했다.
또한 김모씨와 애나로부터 강제추행 함의로 고소를 당했다.
최근까지 경찰에서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김씨 또한 경찰과 버닝썬 클럽 관계자를 상대로 4건의 고소를 단행했다.
그의 고소건은 ▲폭행 관련 경찰의 증거인멸·직무유기(CCTV 편집·누락) ▲유튜브 게시자의 명예훼손 ▲클럽 관계자의 공동 상해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의 피의사실 공표·명예훼손 등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